[블록체인 칼럼]토큰증권, 이제는 시행일에서 역산할 때다〈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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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미 동국대 경영전문대학원 핀테크&블록체인 책임교수

증권사에 토큰증권은 블록체인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가 아니라 발행·구조화·판매·사후관리로 이어지는 새로운 자본시장 사업이다. IB 부문은 토큰증권에 적합한 기초자산과 발행 수요를 발굴하고 실사와 가치평가, 상품 구조화를 준비해야 한다. 리테일과 WM 부문은 투자자 수요와 판매·사후관리 체계를, 준법과 리스크관리 부문은 공시와 투자자 보호, 이해상충과 불공정거래 위험을, IT·정보보호 부문은 분산원장과 기존 증권시스템의 연계와 안정성을 점검해야 한다.

유통시장 준비의 무게는 기존 조각투자 시장의 규모에서 드러난다. 조각투자는 2019년 이후 6개 사업자가 금융규제 샌드박스 지정을 받았고, 그 가운데 4개사가 실제 서비스를 운영해 왔다. 금융위원회는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신규인가 운영방안에서 인가 수를 최대 2개로 제한한 이유로 조각투자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여서 규모가 크지 않고, 유통플랫폼이 난립할 경우 유동성이 분산되어 시장효율성이 저해되며 조각투자의 환금성이 낮아져 투자자 피해로 연결될 우려가 있다는 점을 들었다. 유동성 분산을 걱정해야 할 만큼 시장이 얇다는 뜻이다. 이 상황을 제도 미비의 결과로만 읽을 수는 없다. 샌드박스 부가조건에 따른 거래제한, 발행과 유통을 함께 수행하던 구조, 거래 가능한 상품 수 자체의 부족 등 여러 원인이 겹쳐 있다. 다만 어느 쪽으로 해석하든 결론은 같다. 법적으로 발행 가능한 상품을 늘리는 것만으로 시장은 형성되지 않는다. 투자자와 유동성을 확보하고 적정한 가격을 발견할 수 있는 유통시장을 만드는 일이 훨씬 어렵고, 훨씬 중요하다. 제도권 전환의 비용은 이미 발생하고 있다. 발행과 유통을 겸영해 온 샌드박스 사업자들은 발행-유통 분리 원칙에 따라 둘 중 하나를 선택해 인가를 신청해야 했고, 장외거래소가 본인가를 받아 영업을 개시하면 기존 사업자의 유통채널 영업은 중단된다. 인가 요건을 맞추지 못하거나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사업자는 사업구조를 재편하거나 시장에서 물러나게 된다.

실증을 거친 사업자에게 제도권 진입 경로를 어떻게 열어줄 것인지는 앞으로도 반복될 문제다. 규칙 확정이 늦어질수록 이 전환 구간은 길어지고, 그 사이의 불확실성은 사업자와 투자자가 함께 부담한다. 기존 신탁수익증권 조각투자의 제도화 과정은 세부 요건이 사업모델을 어떻게 좌우하는지 보여준다. 2025년 신설된 발행 관련 수익증권 투자중개업의 최저 자기자본은 10억원(전문투자자만 대상으로 하는 경우 5억원)이다. 장외거래중개업 인가에는 자기자본 60억원(전문투자자만 대상으로 하는 경우 30억원)과 함께 매매체결전문인력 1명, 전산전문인력 8명이라는 별도 인력요건이 적용된다. 이는 현재의 신탁수익증권 조각투자 제도에 적용되는 기준이고, 2027년 시행되는 모든 토큰증권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 그러나 자본·인력·전산 등 세부 인가요건이 곧 진입비용이자 사업모델이라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장외거래소 역시 기존 제도와 향후 토큰증권 제도를 구분해 봐야 한다. 2025년 신탁수익증권 장외거래중개업 신규인가 운영방안은 신규인가 수를 최대 2개로 정했고, 3개 신청자 가운데 2026년 2월 두 곳이 예비인가를 받았다. 두 사업자는 6개월 이내에 예비인가 조건을 이행하고 출자승인과 본인가를 신청해야 하며, 본인가가 승인돼야 영업을 개시할 수 있다. 현재 두 곳 모두 올해 4분기 시장 개설을 목표로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투자수요 증가 등을 고려해 향후 추가인가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는 방향도 함께 제시했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인가체계가 기존 전자증권 방식의 신탁수익증권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다. 토큰증권 방식의 신탁수익증권까지 기존 인가로 취급할 수 있는지는 별도로 결정할 사안이라고 금융위도 밝히고 있다. 현재의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제도를 향후 토큰증권 유통시장 구조와 동일시할 수 없는 이유다. 따라서 앞으로의 하위법규는 토큰증권 장외거래소의 인가요건과 겸영범위, 취급 가능한 증권의 범위, 투자자 거래한도와 시장감시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

특히 일반투자자의 거래한도는 단순한 규제 숫자가 아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일정한 제한은 필요하지만, 초기 시장에서 한도가 지나치게 낮으면 유동성과 가격발견 기능이 함께 눌린다.

김선미 동국대 경영전문대학원 핀테크블록체인 책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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