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래의 콘텐츠 脈] 〈17〉게임 제작비 세액공제와 글로벌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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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래 한성학원 이사·前 한국콘텐츠진흥원장

게임콘텐츠 제작비에 대한 세액공제 도입 여부가 이슈다. 게임업계는 제작비 세액공제를 요구하고 있다. 이를 반영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되어 있다. 지난해에도 게임 제작비 세액공제 논의가 있었지만 반영되지 못했다. 게임 제작비 세액공제를 어떻게 봐야 하는가?

한국 게임은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미국, 중국, 일본에 이어 4위다. 2024년 기준 게임수출액이 85억달러로 콘텐츠 전체 수출액의 60%를 차지한다. K게임은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게임콘텐츠는 사회적·문화적·경제적 파급효과도 매우 크다. 게임을 통해 한국의 문화, 캐릭터와 세계관을 보여준다. 게임 IP는 웹툰, 출판, 영화, 애니메이션 등 다른 콘텐츠뿐만 아니라 연관산업으로 확장된다.

게임 제작비 세액공제 문제를 단순히 세금 감면으로 보지 않았으면 한다. 게임과 게임산업의 가치를 어떻게 볼 것인가, 글로벌 경쟁에 있는 K게임을 어떻게 할 것인가와 같은 전략 과제로 봐야 한다.

게임콘텐츠는 국경을 넘나들며 제작을 할 수 있다. 글로벌 게임사는 어느 나라에서 게임을 만들고, 개발자를 고용하고, 그래픽과 사운드를 제작할지 결정한다. 해당 국가의 인력과 기술 수준, 시장 규모뿐만 아니라 제작비용도 주요한 선택 요소다. 경제적 계산이 중요하다. 게임 제작비 세액공제는 기업의 세금을 깎아주는 차원을 넘어선다. 국내 및 글로벌 게임사들이 한국에서 게임제작과 투자를 하고, 게임콘텐츠의 생산 거점화 전략으로 고려해야 한다. 게임 제작에 프로그래머, 그래픽 디자이너, 시나리오 작가, 엔지니어 등 수많은 인력이 참여한다. 일자리 창출로도 이어진다.

게임 제작비 세액공제를 세수 결손과 결부시켜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단견이다. 영국, 프랑스, 미국, 캐나다 등 여러 나라에서 게임 제작비 세액공제 등을 통해 게임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더 나아가 환급형 제도까지 도입하는 국가도 있다. 자국에서 게임콘텐츠를 제작하고 투자하게 하는 인센티브로 보고 있다. 게임 제작비의 세액공제가 없는 우리는 콘텐츠 제작비 상승과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게임사의 해외 탈출과 한국 게임산업의 공동화를 초래할 수 있다. 게임 기업이 없으면 게임산업에서의 세수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게임 연구개발(R&D) 세액공제가 있는데, 제작비 세액공제는 중복이라고 보는 것도 단견이라고 본다. 두 제도가 추구하는 정책 목적이 다르다. R&D는 새로운 기술과 연구개발을 촉진하는 것이라면, 제작비 세액공제는 하나의 게임 상품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비용을 세제로 지원하고자 하는 것이다. 게임 제작에는 엔진이나 인공지능(AI) 기술 개발과 같은 R&D 비용도 들지만, 시나리오, 캐릭터, 그래픽과 애니메이션, 음향, 디자인, 번역과 현지화, 서버 운영과 보안 등 수많은 제작 및 운용 비용이 든다. 중소 게임제작사는 연구조직 보유와 같은 R&D 세액공제 필요 요건을 갖추기도 어렵다. 게임은 그 성공을 미리 알기가 매우 어려운 고위험 산업이다. 모션캡쳐, 3D 스캐닝, AI 등 최첨단 기술로 최근 게임 제작비도 계속 증가한다. 제작비 세액공제는 비용 경쟁력 및 품질 제고, 실패를 감수하고 재투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재원이 될 수 있다. 중복지원의 문제는 영국 등의 외국 사례처럼 제도 설계를 통해 해결하면 된다.

게임 제작비 세액공제를 도입하더라도 도덕적 해이는 방지되도록 설계돼야 한다. 인정되는 제작 활동과 비용의 적격 기준을 잘 만들어야 한다. 게임 제작 생태계에 자금이 유입되고 국내 제작비를 늘리는 방향이어야 한다. 한국이 글로벌 게임의 제작 거점이 되도록 전략적이어야 한다. 중소게임사가 제작을 지속하고 투자할 수 있는 환급형 세액공제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조현래 한성학원 이사·前 한국콘텐츠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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