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리턴' 만난 김제 농장…온라인 체질개선으로 매출 4배 껑충

'야곱의 꿈 농장' 제품 패키지 개선하고 검색광고도 직접 운영
월 매출 100만~200만원서 700만원대로…'자립형 마케팅' 역량까지 확보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다. 온라인 시장이 커지면서 작은 농가도 상품기획과 마케팅 역량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전북 김제에서 '야곱의 꿈 농장'을 운영하는 임정미 대표도 이런 벽에 부딪혔다. 직접 키운 농산물을 가공제품으로 만들어 온라인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판로 확대가 쉽지 않았다. 돌파구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희망리턴패키지'였다. 제품 포장부터 상세페이지, 온라인 광고까지 판매 전략을 재정비한 결과 월 매출은 100만~200만원에서 700만원대로 뛰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 6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4조6067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10.7% 증가했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수많은 상품 사이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임 대표는 2018년 김제에서 여주와 작두콩, 서리태 등을 무농약으로 재배하며 농사를 시작했다. 농산물우수관리(GAP) 인증도 받았지만 소규모 농가가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았다. 생계를 위해 2024년까지 저녁마다 공부방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병행해야 했다.

전환점은 가공제품이었다. 2022년 김제시 농업기술센터의 도움을 받아 제품 개발에 나섰고, 2024년에는 일반사업자로 전환해 여주차와 작두콩차, 돼지감자차 등의 판매를 본격화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마케팅의 벽'에 부딪혔다. 원재료 품질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직접 만든 패키지와 상세페이지로는 신생 브랜드의 강점을 소비자에게 알리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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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김제에서 '야곱의 꿈 농장'을 운영하는 임정미 대표

임 대표는 김제시 농업기술센터에서 정보화 농업인으로 활동하며 희망리턴패키지를 알게 됐고 2025년 4월 재기사업화 분야에 선정됐다. 희망리턴패키지는 중기부와 소진공이 운영하는 소상공인 재기 지원 사업으로 폐업과 취업, 재창업·경영개선 등을 단계별로 지원한다.

임 대표는 국고보조금 2000만원과 자기부담금 2000만원 등 총 4000만원을 제품 패키지 개선과 상세페이지 제작, 온라인 광고 등 세 분야에 집중 투입했다.

먼저 상품의 '얼굴'을 바꿨다. 농민단체 공용 봉투를 사용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자체 브랜드 디자인을 적용하고, 주력 상품인 여주즙과 서리태 쉐이크에는 별도 선물상자를 제작했다. 소량 생산으로 패키지 제작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전담 프로젝트매니저(PM)의 자문을 받아 해결했다. 단순 농산물 가공품을 넘어 선물용 상품으로 판로를 확대할 기반을 갖춘 셈이다.

온라인 판매 페이지도 전면 손질했다. 여주즙과 서리태 쉐이크, 볶음차 3종의 상세페이지를 새로 만들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쿠팡에 등록했다. 제품 특징과 섭취·활용법은 물론 농장과 브랜드 이야기를 담아 상품의 경쟁력을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했다.

가장 큰 변화는 온라인 광고였다. 임 대표는 이전까지 광고를 비용이 많이 들고 전문업체만 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희망리턴패키지를 통해 광고 운영과 마케팅 기법을 배운 뒤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쿠팡과 네이버 검색광고를 직접 운영했다. 상품별 광고 효과와 소비자 반응을 분석해 전략에 반영하는 방법도 익혔다. 온라인 플랫폼 이슈로 매출이 흔들렸을 때도 광고 방식을 바꾸며 대응했다.

임 대표는 “예전에는 매출이 하락하면 막막했지만, 지금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성과는 매출로 나타났다. 지원 전 월평균 100만~200만원이던 매출은 지원 이후 700만원대로 뛰었고 현재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8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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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곱의 꿈 농장'의 주력 제품인 여주즙과 서리태 쉐이크 제품 모습.

판로도 넓어졌다. 온라인에서는 쿠팡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중심으로 판매하면서 세 차례 해피빈 펀딩을 진행했고 새로운 쇼핑몰 입점도 준비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김제지역 '슈퍼와'에 제품을 입점시킨 데 이어 올해 6월 전주 '전북쇼핑트래블라운지'까지 판매처를 확대했다.

임 대표는 앞으로 광고 운영부터 데이터 분석까지 직접 수행하는 '자립형 마케팅'을 이어갈 계획이다. 김제 지평선몰과 로컬푸드협의회, 학교 급식센터 등과 협업해 기업·기관 대상 B2B 판로도 확대한다.

임 대표는 “희망리턴패키지를 통해 단순히 제품을 새롭게 만드는 것을 넘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스스로 고민하고 실행하는 경험을 했다”며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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