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00%로 0.25%포인트(P) 올리며 지난달에 이어 연속 인상에 나섰다. 반도체 호조와 내수 회복으로 성장세가 예상보다 강해진 데다 근원물가가 쉽게 꺾이지 않고 수도권 집값·가계부채 부담도 이어지자 물가 상승세가 확산하기 전에 선제 대응을 택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7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2.75%에서 3.00%로 인상했다. 금통위원 6명이 인상에 찬성했고 황건일 위원은 2.75% 동결 의견을 냈다.
한은은 경기 판단부터 크게 높였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지난 5월 2.6%에서 3.3%로 0.7%P 상향하고 내년 전망도 2.1%에서 2.9%로 높였다. 반도체 경기가 애초 예상을 웃돌면서 수출과 투자의 높은 증가세가 이어지고 소득 여건 개선이 소비 회복으로 확산할 것으로 봤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우리 경제는 반도체 경기 호조와 이에 따른 소득 여건 개선으로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견조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2분기에도 교역조건 개선에 따른 가파른 소득 증가세가 확인됐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강한 성장세는 물가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은 각각 2.7%, 2.3%로 유지했지만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전망은 올해 2.4%에서 2.5%, 내년 2.3%에서 2.5%로 올렸다. 누적된 비용 상승이 가격에 전가되는 데다 소득 개선에 따른 수요 측 압력이 예상보다 커졌기 때문이다.
신 총재는 “근원물가 상승률이 내년까지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서 물가 오름세가 보다 확산하고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한은이 두 차례 연속 인상을 택한 핵심 이유다. 물가가 광범위하게 확산한 뒤 더 큰 폭으로 금리를 올리기보다 조기에 대응해 기대인플레이션을 안정시키는 것이 향후 긴축의 강도와 기간, 성장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금융안정 위험도 인상을 뒷받침했다. 서울 일부 지역의 주택가격 상승세는 다소 둔화했지만 수도권 전체로는 높은 오름세가 이어지고 금융권 가계대출도 주택관련대출과 기타대출이 모두 늘었다. 신 총재는 이번 선제 대응이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증가세를 완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추가 인상 가능성도 상당 폭 열려 있다. 금통위원들의 6개월 후 조건부 기준금리 전망 21개 점 가운데 3.50%가 6개, 3.25%가 10개, 현 수준인 3.00%가 5개였다. 현재보다 높은 금리에 16개 점이 몰렸다. 지난 5월에는 3.25% 2개, 3.00% 10개, 2.75% 7개, 2.50% 2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금리 전망 분포가 뚜렷하게 상향 이동했다.
신 총재는 향후 통화정책에 대해 “앞으로 입수되는 데이터를 보면서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기준금리를 올리면서도 금융중개지원대출 금리는 1.25%로 유지해 중소기업의 금융 부담을 완화하기로 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