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유리기판 상용화를 앞두고 업체들이 양산을 위한 공정 기술력을 입증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깨지기 쉬운 유리 특성 탓에 양산의 최대 난제로 꼽히는 미세균열(크랙)과 파손을 줄이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진 모습이다.
26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2026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산업전(ASPS)'에서는 켐트로닉스, 아큐레이저, 신도기연 등 국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들이 유리기판 양산을 겨냥한 실제 가공 샘플과 신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켐트로닉스는 ASPS에서 신규 소재를 적용한 유리기판 실물 샘플을 처음 공개했다. 기존 구리 중심의 전해도금 대신 메탈 파우더 기반 신규 소재로 유리관통전극(TGV) 내부를 채우는 방식이다. 20억원 이하 설비 투자비로 기판 두께와 관계없이 전극 충진 시간을 1시간 이내로 단축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켐트로닉스 관계자는 “연내 기술 개발을 마무리하고 고객사를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큐레이저도 TGV 가공 이후 전극이 홀을 관통하도록 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케미컬 에칭을 활용해 고객사가 요구하는 홀 형상과 구조에 맞춰 공정을 설계하는 방식이다. 관련 기술은 현재 특허 출원을 준비 중이다.
유리 자체의 물성 한계를 보완하려는 접근도 등장했다. 신도기연은 유리와 세라믹의 장점을 결합한 글라스 세라믹 기반 수직배선 기술 'TGCV'를 선보였다. 유리의 낮은 신호 손실과 가공성에 세라믹의 내열 특성을 더해 유리기판의 열적·기계적 한계를 보완하는 기술이다. 인공지능(AI) 반도체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패키징 분야 적용도 추진하고 있다.
유리기판은 신호 손실이 적고 미세 배선 구현에 유리하다. 다만, 소재 자체가 충격에 취약해 TGV 홀 가공이나 후속 공정 과정에서 미세 크랙과 치핑이 발생하기 쉽다. 작은 결함도 후속 도금·접합 과정에서 파손으로 이어질 수 있어 양산 수율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장에서는 유리기판 기술 경쟁 초점이 단순 개발을 넘어 양산성 입증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전시장에서 만난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유리기판에 원하는 구조를 실제로 구현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개발 단계였다면, 이제는 양산을 전제로 비용·공정 시간·불량을 어떻게 줄일지를 고민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