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용노동부가 전국 102개 고용센터를 30년 만에 전면 개편한다. 인공지능(AI)에 반복 행정업무를 맡기고 상담을 강화해 구직자 맞춤형 취업지원 기관으로 탈바꿈한다. 시범사업에서는 집중지원 대상자의 평균 대면상담 시간이 18분에서 73.8분으로 4배 이상 늘었다.
고용부는 20일 고용정책심의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국가 고용서비스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고용센터를 급여 지급 등 행정 중심에서 사람과 일자리를 연결하는 상담 중심 기관으로 전환해 '졸업에서 은퇴까지' 일자리 여정을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현재 고용센터는 연간 200만명 이상의 구직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행정업무 부담이 크다. 실업급여 담당 직원 한 명이 하루 평균 70건 이상의 실업인정 업무를 처리한다. 정부는 반복 행정을 AI와 전산 시스템으로 자동화해 상담사가 취업지원에 집중하도록 업무 구조를 바꾼다.
핵심은 '나만의 AI 고용센터'다. AI가 설문과 개인 경력 등을 분석해 구직자를 '자기주도형'과 '집중지원형'으로 나눈다. 자기주도형은 온라인 중심으로 취업활동을 하고, 전문가 도움이 필요한 집중지원형에는 전담 상담사를 배치한다. 취업지원 사업 추천부터 신청·수료 확인, 활동 이력 조회까지 한 곳에서 처리한다.
실업급여 수급자와 국민취업지원제도 참여자에게는 '취업활동 마일리지'를 도입한다. 취업상담·면접·직업훈련 등 활동 난이도에 따라 포인트를 부여하고 목표점수를 채우면 급여·수당을 자동 지급한다. AI는 허위·형식적 취업활동 의심 사례를 선별해 모니터링한다.
집중지원형 구직자에게는 '케이스 매니저(Case Manager)'를 지정한다. 전담자가 AI 기반 진단도구 '잡 케어(Job Care)'를 활용해 1대 1 심층상담을 하고 취업경로 설계부터 취업, 이후 경력개발까지 통합 지원한다.
기업 지원도 지원금 지급에서 채용 문제 해결 중심으로 전환한다. 고용24 구인공고와 행정데이터를 분석해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선제적으로 발굴한다. '고용24 Firm Care AI'는 기업별로 적합한 인재와 지원금을 추천하고 채용공고 작성, 근로환경 개선부터 채용·근속까지 지원한다.
지역에는 일자리 정책의 권한을 확대한다. 지방청이 고용보험 등 데이터를 활용해 산업전환과 고용 상황을 진단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정책을 직접 기획한다. 사업 요건과 지원기간 등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재원과 권한을 부여하고 '지역고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제정도 추진한다.
고용센터 내부에서는 행정과 서비스 업무를 분리한다. 부정수급과 복합민원 등 행정업무는 전담 부서로 통합하고 실업급여·기업지원금 신청과 심사·지급 절차는 단계적으로 자동화한다. '상담' 직렬도 '고용서비스' 직렬로 개편해 전문성을 강화한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나만의 AI 고용센터'와 '원스톱 채용 토털케어' 등을 시범 운영한다. 지난 5월부터 대전고용센터에서 실시한 시범사업에서는 참여자의 86.8%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집중지원형의 평균 대면상담 시간은 18분에서 73.8분으로 4배 이상 늘었다. 내년부터는 '고용서비스 혁신 시범센터'를 지정해 혁신 과제를 통합 운영한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단순하고 반복적인 행정업무는 AI에게 맡기고, 그 자리를 사람과 일자리를 잇는 서비스로 채워야 한다”며 “졸업부터 은퇴까지 모든 국민의 일자리 여정을 함께 그려가는 동반자로 고용센터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