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연구팀이 핵산이 스스로 세포안으로 들어갈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포스텍은 오승수 신소재공학과 교수, 유혜빈 박사, 에바 피에트라시악 박사 연구팀이 핵산에 양친매성을 조절, 세포 전달 특성을 설계하는데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 성과는 최근 국제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세포를 둘러싼 세포막은 기름 성분으로 이뤄져 있어 물에 잘 녹는 친수성 물질이 쉽게 통과하기 어렵다. 문제는 유전자 치료제로 활용되는 siRNA와 ASO 같은 핵산이 대표적인 친수성 물질이라는 점이다. 아무리 좋은 치료제라도 세포막을 넘지 못하면 제 기능을 할 수 없다.

그동안에는 바이러스나 지질 나노입자(LNP, Lipid Nanoparticle) 같은 운반체에 핵산을 담아 세포 안으로 전달했다. 하지만 운반체는 면역반응이나 독성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고, 제조 과정이 복잡하다. 세포 안으로 들어간 핵산이 소포체에 갇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연구팀은 핵산 자체가 세포막을 통과하도록 만드는 방법에 주목했다. 핵산 골격의 특정 부위인 포스포로티오에이트에 기름을 좋아하는 소수성 사슬을 선택적으로 붙여, 물과 기름 모두에 친화적인 '조절가능한 양친매성 핵산(TuNA)'을 개발했다. 핵산 말단에 소수성 물질을 연결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이 기술은 핵산 골격의 원하는 위치에 다양한 길이의 소수성 알킬기를 도입할 수 있어 양친매성의 크기와 분포를 정밀하게 설계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핵심은 '균형'이다. 연구팀은 약 90%의 높은 수율로 TuNA를 합성한 뒤 인공 지질막을 이용해 세포막과의 상호작용을 확인했다. 그 결과 소수성이 적절하면 핵산이 막을 스스로 통과했지만, 지나치게 강하면 오히려 막에 달라붙어 이동하지 못했다. 물과 기름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성질의 균형이 세포막 투과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임을 확인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 균형을 수치로 나타내는 '양친매성도(Degree of Amphiphilicity)'라는 지표도 제안했다.
연구팀은 실제 살아있는 세포에서도 효과를 확인했다. TuNA는 15분 이내에 대부분 세포로 빠르게 들어갔고, 핵산 길이에 따라 세포질이나 핵 주변 등 서로 다른 위치에 전달됐다. 특히 소포체에 갇히지 않고 필요한 위치까지 전달되는 것도 확인했다. 나아가 녹색 형광 단백질(GFP)을 만드는 유전자를 표적으로 하는 siRNA에 TuNA 기술을 적용하자 별도의 운반체 없이 세포 안으로 전달된 siRNA가 표적 유전자의 발현까지 효과적으로 억제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및 한국보건산업진흥원 K-헬스미래추진단의 한국형 ARPA-H 프로젝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한국연구재단의 STEAM 연구사업(과학난제도전융합연구개발, 미래개척융합과학기술개발) 및 합성생물학 전문인력양성사업, 산업통상부의 시장주도형K-센서기술개발사업, 경상북도·포항시 합성생물학 육성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