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 외에 다른 영장류 역시 타 종을 아끼고 돌보는 등 반려동물을 대하는 인간과 유사한 행동이 관찰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8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옥스퍼드 대학교의 생물인류학자이자 영장류학자인 시릴 그루터 박사 연구팀은 최근 학술지 '영장류(Primates)'를 통해 영장류의 종간 상호작용 사례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언론 보도와 과학 문헌, 영장류학자 대상 설문 조사를 수집·분석해 88종의 영장류에서 총 427건의 상호작용 사례를 확인했다. 분석 결과, 영장류는 종에 상관없이 반려동물 양육과 연관된 행동 특성을 일부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사례로 우간다 보호구역의 어린 동부침팬지 두 마리가 붉은꼬리원숭이에게 애정 어린 손길로 꼬리를 빗겨주거나, 상하이 동물원의 암컷 긴팔원숭이가 작은 쥐를 손바닥에 올리고 부드럽게 쓰다듬는 모습 등이 관찰됐다. 마카크 원숭이가 우연히 들어온 닭과 강한 사회적 유대감을 형성하거나, 카푸친 원숭이 무리가 새끼 마모셋을 입양해 수개월간 젖을 먹이며 돌본 경우도 확인됐다.
영장류가 접촉한 대상은 도마뱀, 새, 사슴, 개, 다람쥐 등 다채로웠으며, 가장 흔한 상호작용 형태는 놀이와 털 고르기(그루밍)였다. 영장류가 동족과 맺는 관계와 유사한 방식이다.
개체의 연령과 성별에 따라 양상이 다르게 나타난 점도 눈에 띈다. 어린 개체는 타 종과의 놀이를 선호한 반면, 성체 암컷은 타 종을 입양해 케어하는 경향이 강했고, 성체 수컷은 대체로 무관심하거나 공격적인 반응을 보였다.
혈연관계가 없는 타 종에게 자원을 투입하는 반려동물 양육은 진화론적 관점에서 효율성이 떨어지는 수수께끼로 여겨져 왔다. 연구진은 영장류의 이러한 행동 동기가 '외로움 해소'와 '교감 및 친밀감에 대한 본능'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인간이 외로움을 느낄 때 반려동물을 찾는 것처럼, 영장류 역시 타 종과의 접촉을 통해 친밀감을 얻으려 한다는 해석이다.
다만 확인된 사례에서는 실제 인간이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과 같은 방식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루터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이러한 관습이 진화하게 된 요소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