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경색 88세 남편이 치매 아내 간병”…초고령국가 日 '초노노케어'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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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 국가 일본에서 75세를 넘긴 후기고령자 부부가 서로의 일상을 책임지는 이른바 '초(超)노노(老老)케어'가 새로운 사회적 부담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초고령 국가 일본에서 75세를 넘긴 후기고령자 부부가 서로의 일상을 책임지는 이른바 '초(超)노노(老老)케어'가 새로운 사회적 부담으로 떠오르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요미우리신문이 일본 후생노동성 자료를 살펴본 결과, 지난해 말 일본 내 75세 이상 요양 필요 판정을 받은 사람은 659만명으로 집계됐다.

일본의 개호보험은 일정 수준 이상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된 고령자에게 각종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다.

돌봄 대상자와 지원자가 한집에서 생활하는 사례 가운데 37.1%는 양쪽 모두 75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중은 2001년 18.7%에서 크게 높아진 수치다.

이 같은 현상에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7~1949년 태어난 이른바 '단카이(團塊)세대'(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7∼1949년에 태어난 일본의 베이비부머 세대)가 고령층에 편입된 데다, 경제성장 과정에서 가족 규모가 빠르게 축소된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요미우리신문은 가고시마현에서 생활하는 80대 부부의 사례를 통해 현실을 조명했다.

88세 남편은 70대 중반에 뇌경색을 겪은 뒤 오른쪽 신체가 마비됐다. 그럼에도 약 5년 전부터 인지기능 저하를 겪고 있는 아내의 생활을 책임지고 있다.

오른손을 주로 사용하는 남편에게 운전은 쉽지 않은 일이다. 당뇨병까지 앓으면서 자신의 진료도 이어가야 하지만, 아내의 병원 방문을 돕고 배변·배뇨 처리까지 맡고 있다. 식사 준비와 빨래 등 가사 역시 그의 몫이다.

결국 부부는 지난해 두 사람 모두 돌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임대주택으로 거처를 옮겼다. 이후 별도의 비용을 부담하며 아내의 목욕과 식사 준비 등을 지원받고 있다.

신문은 이러한 형태의 노인 간 돌봄이 방치나 학대와 같은 또 다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일본 사회에 오랫동안 자리 잡은 '가족이 부모를 돌봐야 한다'는 관념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돌봄을 맡은 고령자가 신체적·정신적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면서 학대나 살인 등 극단적인 범죄로 이어지는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유하라 에쓰시 일본후쿠대 교수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법과 제도를 마련해 사회 구성원 모두가 돌봄 제공자를 함께 지원해야 한다는 인식을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돌봄을 맡은 이들의 상황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필요한 지원을 연결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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