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칼럼]토큰증권, 이제는 시행일에서 역산할 때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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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미 동국대 경영전문대학원 핀테크블록체인 책임교수

2027년 2월 4일, 국내 토큰증권 시장을 위한 새로운 법적 기반이 시행된다. 2026년 1월 15일 국회를 통과해 2월 3일 공포된 개정 전자증권법은 법에서 정한 요건을 갖춘 분산원장과 연계장부를 전자등록계좌부로 이용할 수 있게 했고, 함께 개정된 자본시장법으로 그동안 유통에 제약이 있었던 투자계약증권도 증권사를 통한 중개 대상이 됐다.

시행일까지 남은 기간은 6개월이 채 되지 않는다. 금융위원회는 5월 15일 제2차 토큰증권 협의체 회의에서 관련 하위법규 개정안과 가이드라인을 7월 중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8월 중순인 지금까지 해당 패키지는 공개되지 않았고, 추가 검토가 이어지며 일정이 미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은 무엇을 만들 수 있는지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시행일을 향해 가고 있다. 반면 인가와 인프라의 시계는 이미 돌아가고 있다.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를 받은 두 사업자는 예비인가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출자승인과 본인가를 신청해야 하고, 그 시한이 이번 달이다. 한국예탁결제원도 비상장주식·조각투자 장외거래를 위한 청산결제 인프라를 연내 가동을 목표로 구축하고 있다. 규칙이 확정되기 전에 인가 일정과 시스템 구축 일정이 먼저 흘러가는 구조다.

토큰증권은 별도의 새로운 자산군이 아니라, 자본시장법상 증권을 분산원장 기술로 발행·관리하는 새로운 형식이다. 토큰 형태로 발행된다는 이유만으로 기존 자본시장 규율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발행·유통 방식에 따라 공시, 금융투자업 규제, 불공정거래 규율이 그대로 적용된다. 그래서 지금 던져야 할 질문은 '토큰증권이 허용되느냐'가 아니다.

법 시행일인 2027년 2월 4일에 발행사, 증권사, 유통플랫폼, 인프라기관과 투자자가 실제로 무엇을 할 수 있어야 하는지를 먼저 정하고, 이를 가능하게 할 하위법규와 업무기준이 언제까지 마련돼야 하는지를 역산해야 한다. 제도 준비의 방향은 분명하다. 금융위는 올해 상반기 민·관 합동 토큰증권 협의체를 출범시켜 기술·인프라, 발행, 유통, 결제 등 분과를 운영하고 있다. 5월 15일 제2차 회의에서는 기초자산 적격성, 객관적 가치평가 가능성, 리스크 관리와 공시, 기초자산 풀링(pooling), 장외거래소의 인가요건과 겸영범위, 일반투자자의 거래한도, 기존 주식·채권·MMF의 토큰화와 온체인 결제를 위한 단계적 로드맵이 논의됐다. 방향은 잡혔다. 다만 아직 규칙은 아니다.

발행사와 조각투자 사업자가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을 어떤 조건으로 발행할 수 있는가'다.

기초자산 적격성의 판단기준, 가치평가의 기준과 절차, 투자자에게 제공할 정보의 범위가 정해져야 상품 설계가 시작된다. 풀링이 대표적이다. 금융위는 지난 5월 협의체에서 현행 조각투자증권 발행 실무에서 제한돼 온 기초자산 풀링에 대해, 동일 종류의 자산을 일정 범위에서 묶어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면 허용은 아니다.

어떤 자산을 '동일 종류'로 볼 것인지, 어느 범위까지 묶을 수 있는지는 후속 제도설계에서 확정된다. 발행사에게 이 기준은 사업모델 그 자체다. 하나의 기초자산을 하나의 증권으로 발행하는 것과 여러 자산을 묶어 포트폴리오로 구성하는 것은 위험분산, 가치평가, 비용, 공시방법이 모두 다르다.

발행 이후의 기초자산 관리, 현금흐름 배분, 가치변동 공시 기준까지 함께 나와야 상품이 실제로 운영된다. 누가 토큰증권을 직접 발행하고 관리할 수 있는지도 정해져야 한다. 개정 전자증권법은 '발행인계좌관리기관' 제도를 신설하고 제19조의2에서 등록요건을 정하고 있다.

상법에 따른 주식회사일 것, 10억원 이상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 이상의 자기자본을 갖출 것, 충분한 인력과 전산설비 등 물적설비를 갖출 것, 자신이 발행하는 주식등의 전자등록에 이용하려는 분산원장등이 전자등록에 적합할 것, 임원과 대주주 요건, 사회적 신용, 이해상충방지체계를 갖출 것 등이다. 요건의 뼈대는 법률에 있고, 살은 대통령령에 붙는다.

발행기업은 그 살이 붙어야 비로소 자체적으로 발행인계좌관리기관이 되는 것이 경제적인지, 증권사 등 기존 금융기관의 기능을 활용하는 것이 나은지 판단할 수 있다.

김선미 동국대 경영전문대학원 핀테크블록체인 책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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