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폴리실리콘 15% 관세 부과…정부·업계 “공급망 영향 점검·대응책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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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테라서스의 연구원이 폴리실리콘 칩을 살펴보고 있다. OCI홀딩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폴리실리콘 및 파생제품에 대해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최저수입가격제를 도입하고 15%의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를 강행한 가운데, 우리 정부와 업계가 긴급 대응에 나섰다. 폴리실리콘은 반도체 웨이퍼와 태양광 셀·모듈 등을 생산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필수 핵심 소재다. 정부와 업계는 이번 조치가 우리 기업의 대미 수출과 글로벌 공급망에 타격일지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11일 서울 대한상의에서 박정성 산업통상부 통상차관보 주재로, 삼성전자, 한화큐셀, SK실트론, OCI 등 주요 기업들과 긴급 민관합동 대책회의를 열고 관련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미국 정부는 앞서 지난 6일(현지시간) 무역확장법 232조를 발동해 수입산 폴리실리콘에 대한 규제 조치를 발표했다. 핵심은 폴리실리콘 파생제품인 잉곳, 웨이퍼, 셀 등에 1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품목별 최저수입가격도 지정했는데, 폴리실리콘은 ㎏당 21달러, 잉곳·웨이퍼는 ㎏당 100달러, 태양광 셀은 와트(W)당 0.22달러, 태양광 모듈은 와트당 0.38달러로 각각 설정됐다.

이날 회의에선 미국의 규제 조치가 우리 기업의 주요 수출 품목에 미칠 단기적 파장은 물론, 미국 현지에 진출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기업들의 전체 공급망에 미칠 직간접적 영향을 면밀히 점검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폴리실리콘 파생상품 대미 수출 및 진출 기업의 공급망 영향을 발제했고, 참석 기업들은 자사의 미국 내 사업 영향 분석 결과와 자체적인 대응 계획을 정부에 전달했다.

다만 관련 업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미국의 관세 조치가 우리 기업에 단순한 위기가 아닌 도약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분석도 제기된다. 이번 무역확장법 232조 발동의 실질적인 타깃은 글로벌 태양광 공급망을 사실상 독점하다시피 장악하고 있는 '중국'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미국의 고율 관세와 깐깐한 최저수입가격제 적용으로 인해 그동안 가격 경쟁력을 앞세웠던 저가 중국산 폴리실리콘 및 태양광 파생 상품들의 미국 진입 문턱이 크게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 내에서 중국산 제품의 입지가 좁혀지고 배제될 경우, 품질과 기술력을 갖춘 우리 기업이 상대적인 혜택을 누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이미 현지에 진출해 있거나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 태양광 및 반도체 소재 기업들이 중국의 빈자리를 꿰차며 반사이익을 얻고, 결과적으로 북미 시장 점유율을 크게 확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산업부는 이날 회의에서 수렴된 업계의 우려 사항과 시장 기회 요인을 종합적으로 분석, 기업들의 수출입 경영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후속 조치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를 위해 미국 정부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과 시장 변동 상황 등 신속한 정보 공유를 위해 업계와 긴밀한 상시 소통 채널을 유지하기로 했다. 또 우리 기업들이 이번 조치를 오히려 미국 시장 공략의 지렛대로 삼을 수 있도록 다각적인 대미 협의 채널도 가동할 계획이다.

박정성 산업부 통상차관보는 “적시 적소에 정부가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수 있도록 다하겠다”고 밝혔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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