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넓은 제품군·유통망 보유
삼성·LG전자와 경쟁 예고
글로벌 가전 산업 패러다임이 단순 제조, 1회성 판매에서 지속 수익이 발생하는 구독 서비스·플랫폼 구조로 바뀐다. 업계 선두주자 삼성전자·LG전자가 가전 구독 사업을 강화하는 가운데 일본 파나소닉도 구독 시장 경쟁에 새롭게 참전했다.
가전 수요 둔화에 대응해 서비스·플랫폼 분야로 사업 체질을 개선하려는 포석으로 한국은 물론 세계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9일 업계, 외신 등에 따르면 일본 파나소닉은 최근 가전 구독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파나소닉은 “가전 산업에서 '소유에서 사용으로' 가치 전환이 확산하는 추세”라며 “구독형 렌탈 서비스 산업은 상당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사업 배경을 설명했다.
파나소닉은 가전 초기 구축 비용 최소화를 희망하는 1인 가구와 기업간거래(B2B) 수요를 공략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파나소닉은 일본 가전·가구 구독 스타트업 '클라스(CLAS)'에 투자를 단행했다. 투자는 파나소닉과 일본 금융지주회사 SBI홀딩스 산하 SBI인베스트먼트가 공동 운영하는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파나소닉 생활 비저너리 펀드'를 통해 이뤄졌다. 구체적 투자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클라스는 고객에게 월간 이용료를 받고 가전을 대여하는 구독 플랫폼이다. 파나소닉의 투자는 구독 생태계 확장을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파나소닉이 가전 구독 사업을 시작하는 건 시장 정체를 극복하는 차원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프리미엄 가전 수요가 한계에 다다르고, 제품 교체 주기가 길어지면서 단순 하드웨어 판매만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앞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전 구독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기능이 탑재된 가전 구독으로 차별화한 'AI 구독클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LG전자는 말레이시아·태국·대만·싱가포르·베트남 등 세계 시장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했다.
삼성전자·LG전자에 이어 파나소닉이 구독 사업에 합류함에 따라 글로벌 가전 경쟁의 중심 축이 단순 제조·판매에서 부가가치를 높이는 서비스·플랫폼 구조로 빠르게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산업 구조 한계가 뚜렷한 만큼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재편하는 건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파나소닉은 우선 클라스와 협업을 기반으로 일본 내수 시장에서 구독 사업을 펼칠 계획이지만, 글로벌 확장을 추진할 경우 영향력은 상당할 전망이다. 파나소닉은 TV·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폭넓은 제품군을 보유했고,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와 탄탄한 유통망도 확보한 일본 가전의 자존심이다. 향후 글로벌 가전 구독 시장에서 삼성전자·LG전자와 맞대결이 예상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구독 사업에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핵심 요인은 AI 기반 맞춤형 케어 제공과 모바일·가전 생태계 연동 등 서비스 고도화”라며 “한국 기업은 후발주자와 다른 차별화된 가치를 지속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