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거래위원회가 76조원 규모 국고채 입찰 담합 의혹 사건에 대한 본격 심사에 들어갔다. 증권사와 은행 등 국고채 전문딜러(PD) 15곳이 수년간 입찰가격과 물량을 사전 조율하거나 관련 정보를 주고받은 것으로 판단한 가운데, 전원회의에서 제재 여부와 수위가 결정될 전망이다.
6일 공정위에 따르면 사무처는 국고채 입찰 담합 사건과 관련한 심사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하고 15개 국고채 전문딜러(PD)에 송부해 심의 절차를 개시했다. 심사보고서에는 행위 사실과 위법성 판단,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법인 및 관련 전·현직 임직원 고발 의견 등이 담겼다. 다만 심사보고서는 심사관의 의견으로, 위원회의 최종 판단을 구속하지는 않는다.
공정위는 교보·대신·메리츠·미래에셋·삼성·신한·NH투자·KB·한국투자·키움증권과 국민·농협·IBK기업·하나·산업은행 등 15개 사업자가 2020년 1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약 3년 6개월 동안 국고채 경쟁입찰에서 입찰가격과 응찰 물량 등을 사전에 조율하거나 관련 정보를 교환한 것으로 판단했다. 담합의 영향을 받은 입찰 규모는 약 76조2000억원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과징금 산정 기준이다. 공정위는 금융회사들의 영업수익이 아닌 담합이 이뤄진 국고채 낙찰금액 약 76조2000억원을 관련매출액으로 산정했다. 공정거래법은 입찰담합의 경우 계약금액을 관련매출액으로 규정하고 있어, 위법성이 인정되면 이를 기준으로 과징금 규모가 결정된다. 다만 실제 과징금은 법 위반 여부와 행위의 중대성, 사업자별 가담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원회의에서 확정된다.
국고채는 정부가 국가 재정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으로 국내 채권시장의 대표적인 지표채다. 시장금리를 형성하는 기준이 되는 만큼 입찰의 공정성과 경쟁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는 일정 요건을 갖춘 금융회사에만 국고채 전문딜러(PD) 자격을 부여해 입찰 참여를 허용하는 대신 유통시장에서 호가를 제시하는 등 시장조성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르면 이달 중 전원회의를 열어 사건을 심의할 예정이다. 심의 결과 법 위반이 인정되면 과징금 규모와 고발 여부 등 구체적인 제재 수위도 함께 결정된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