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플랫폼톡] AI 음악 산업, 생성 경쟁을 넘어 권리 경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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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필 뉴튠 대표

생성형 인공지능(AI)은 음악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스트리밍이 음악을 듣는 방식을 바꾸었다면, AI는 음악을 만들고 편집하며 소비하는 방식까지 바꾸고 있다. 이제 음악 산업은 단순한 청취 경제를 넘어 누구나 음악을 만들고 참여하는 창작 경제와 참여 경제로 확장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시장에서도 확인된다. AI 음악 기업 수노(Suno)는 최근 약 54억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AI 음악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AI는 단순히 기존 음악 제작을 자동화하는 기술이 아니라, 개인 맞춤형 음악, AI DJ, AI 리믹스 등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음악 경험을 만들어내고 있다. 앞으로 음악 산업은 더 많은 음원을 만드는 경쟁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이 창작에 참여하는 산업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산업의 성장만큼 저작권 이슈도 커지고 있다. AI가 어떤 음악을 학습했는지, 생성된 음악이 기존 저작물을 얼마나 활용했는지, 그리고 누구에게 권리가 귀속되는지를 기존 저작권 체계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의 음악저작권협회 역시 AI를 단순히 허용하거나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가는 과도기를 지나고 있다. 지난 4일 국내에서도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인간이 실질적으로 창작에 참여한 AI 활용 음악의 등록 기준을 마련하며 AI를 제도 안에서 관리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대표 사례는 최근 독일음악저작권협회(GEMA)와 수노의 소송 판결이다. 독일 법원은 수노의 AI 학습, 학습 데이터 저장, 생성 결과물 각각에 대해 저작권 침해를 인정하며 손해배상 책임을 판단했다. AI 자체를 부정한 것이 아니라, AI 시대에도 권리자의 허락과 라이선스가 필수라는 점을 분명히 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산업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미국음반산업협회(RIAA)와 국제음반산업협회(IFPI)는 AI 생성 음악과 AI 보조 음악을 구분하는 글로벌 AI 라벨링 체계를 발표했고, 디저(Deezer)는 AI 생성 음악 탐지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워너 뮤직 그룹(WMG)은 AI 기여정보(Attribution) 기술 기업 슈릴 AI(Sureel AI)를 인수했으며, 글로벌 음반사들은 AI를 제한하기보다 라이선스 기반 AI 서비스와 AI 리믹스 시장을 준비하고 있다.

AI 리믹스는 앞으로 가장 큰 시장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다. 권리자의 허락을 받은 음원을 기반으로 팬들이 새로운 버전을 만들고 공유하면, 창작자는 정당한 보상을 받고 플랫폼은 새로운 참여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발표된 대중문화교류위원회의 패노메논(FANOMENON) 프로젝트처럼 공연과 팬 경험을 연결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 여기에 라이선스 기반 AI 리믹스가 결합된다면 팬 참여 방식은 한층 다양해질 것이다.

결국 AI 음악 산업의 경쟁력은 더 뛰어난 생성 모델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앞으로는 어떤 음악이 활용됐는지, 누구의 기여가 반영됐는지, 어떤 라이선스 아래 생성됐는지를 투명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생성 과정의 기여정보, 생성 이후의 출처, 그리고 이를 라이선싱과 수익분배까지 연결하는 권리 인프라가 AI 음악 산업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다. AI 음악 산업의 미래는 생성 기술 자체보다, 창작자와 권리자, 플랫폼이 함께 신뢰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달려 있다.

이종필 뉴튠 대표 jongpillee@neutu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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