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전남대, '심장이 굳어지는 심부전' 근본 원인 겨냥한 새 치료기전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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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리틴 A'의 '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 개선 효과.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임기철)은 오창명 의생명공학과 교수팀과 박상욱 전남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 교수팀이 공동으로 장내미생물이 만들어내는 천연 대사물질인 '유로리틴 A(Urolithin A)'가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회복시키고 장내미생물 대사를 조절해 '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의 진행을 억제하는 작용 원리를 규명했다고 3일 밝혔다.

박출률 보존 심부전은 전체 심부전의 약 절반을 차지하며 비만·당뇨병·고혈압 등 대사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심장 근육이 두꺼워지거나 딱딱해져 이완 과정에서 혈액을 충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심근 섬유화와 염증, 대사 이상 등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발병 원인을 겨냥한 치료법은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연구진은 박출률 보존 심부전이 진행되면 심장세포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미토콘드리아가 손상되고, 이를 제거하는 기능까지 저하돼 손상된 미토콘드리아가 세포 안에 축적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손상된 미토콘드리아가 쌓이면 심장세포의 에너지 생산이 줄고 염증과 섬유화가 촉진돼 심장 기능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석류·딸기·호두 등에 들어 있는 성분이 장내미생물에 의해 대사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물질인 유로리틴 A는 장내미생물이 만들어내는 대사물질로, 노화와 근육질환 연구에서는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개선하는 효과가 알려져 있다. 하지만 박출률 보존 심부전에서의 실제 치료 효과와 작용 원리는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유로리틴 A가 손상된 미토콘드리아가 축적되는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치료 효과와 작용 원리를 분석했다. 유로리틴 A의 치료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생쥐에게 고지방 식이를 제공하고 혈관 기능을 떨어뜨리는 물질인 '엘-네임(L-NAME)'을 함께 투여해 비만과 고혈압을 동반한 박출률 보존 심부전 모델을 구축했다.

유로리틴 A를 투여한 결과 △저하됐던 심장 이완 기능은 약 32% 개선됐으며 △심장 비대는 약 9.4% △심근 섬유화는 유로리틴 A를 투여하지 않은 심부전군보다 약 42%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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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리틴 A'의 장내미생물 및 지질 대사 조절 효과.

사람의 유도만능줄기세포로 만든 심근세포에서도 섬유화와 관련된 유전자 발현이 감소해, 사람의 심근세포에서도 유사한 보호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을 확인했다. 작용 원리를 분석한 결과, 유로리틴 A는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세포의 청소 기능인 '미토파지(Mitophagy)'를 활성화해 미토콘드리아의 구조와 에너지 생산 기능을 회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몸에 과도하게 축적되면 염증과 세포 손상을 일으켜 심혈관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는 '세라마이드(Ceramide)' 생성에 관여하는 장내미생물의 구성을 변화시키고, 심부전 생쥐에서 증가했던 혈중 세라마이드 농도를 낮추는 효과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심장세포의 미토콘드리아 기능과 장내미생물-세라마이드 대사를 동시에 조절하는 새로운 박출률 보존 심부전 치료 전략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오창명 교수는 “장내미생물 유래 대사물질인 유로리틴 A가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제거하는 과정을 촉진하고, 장내미생물과 지질 대사를 함께 조절해 박출률 보존 심부전을 완화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박출률 보존 심부전은 근본적인 치료법이 제한적인 질환인 만큼, 이번 연구가 질환의 발병 기전에 기반한 치료 가능성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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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오창명 GIST 의생명공학과 교수, 박상욱 전남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송한결 GIST 의생명공학과 박사.

전남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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