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에스알(SR) 고속철도 통합이 공정거래위원회 승인을 받았다. 정부는 통합 이후 3년간 KTX 운임을 SRT 수준으로 10% 인하하고, 주말 공급 좌석을 1만7000석 이상 확대하는 내용을 사업계획도 발표했다. 국토교통부와 공정위는 업무협약(MOU)을 맺고 향후 3년간 운임과 좌석 공급, 서비스 이행 여부를 공동 점검키로 했다.
공정위는 2일 코레일의 SR 영업 양수와 정부 보유 SR 지분 58.95% 취득에 따른 기업결합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코레일과 SR은 모두 정부가 지배하는 공기업으로 공정거래법상 특수관계인 간 기업결합에 해당해 원칙적으로 간이심사 대상이다. 다만 국가 기간교통망인 고속철도 통합이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점을 고려해 이례적으로 심층심사를 실시했다.
공정위는 고속철도 여객운송 시장을 노선별(O&D) 시장으로 획정하고 양사가 중복 운행하는 155개 노선을 중심으로 경쟁 제한 가능성을 검토했다. 심사 결과 운임은 정부가 상한을 정하고 변경 시 국토부 신고수리가 필요한 데다, 운행횟수와 운행구간, 서비스 역시 국토부 인가 또는 신고 대상이어서 통합 이후 임의로 가격을 올리거나 공급을 줄일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코레일이 공기업으로서 공공서비스 확대 의무를 지는 점도 고려했다.
통합에 맞춰 소비자 혜택도 확대한다. 기존 KTX 운임은 오는 9월 통합 운영 시점부터 SRT 수준으로 10% 인하된다. KTX와 SRT 구분이 사실상 사라지면서 모든 고속열차에 동일한 요금체계가 적용된다. 마일리지는 전 노선에서 5% 적립되며 할인제도와 정기승차권도 하나의 체계로 통합 운영된다.
좌석 공급은 현재 주말 기준 약 25만석에서 1만7000석 이상, 약 6% 확대한다. 운행 횟수도 주말 기준 457회에서 26회 추가로 늘어난다. 국토부는 이번 확대가 신규 열차 도입 효과를 반영한 것이 아니라 기존 차량 운용을 효율화해 확보한 물량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통합을 통해 중련열차와 복합열차 운행을 확대해 좌석을 늘릴 계획이다. 중련열차는 동일 목적지까지 열차 두 편성을 연결해 운행하는 방식이고, 복합열차는 중간역에서 차량을 분리해 서로 다른 목적지로 운행하는 방식이다. 또 서울역·용산역과 수서역으로 각각 제한됐던 회차 운행을 통합 운영해 열차 대기시간을 줄이고 차량 운용 효율을 높일 방침이다.
코레일 적자 확대 우려에 대해선 중장기 재무 분석 결과 법정 부채비율 내에서 관리가 가능하다는게 국토부 설명이다. 2028년 평택~오송 2복선화 사업과 신규 열차 도입이 완료되면 운행 횟수와 좌석 공급이 추가로 확대돼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토부와 공정위는 3일 고속철도 시장질서 확립과 소비자 보호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양 기관은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향후 3년간 운임과 공급좌석, 마일리지·할인제도, 서비스 품질 개선 등 통합 사업계획 이행 상황을 공동 점검할 예정이다.
전성복 공정위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은 “이번 기업결합은 공기업 간 기업결합 가운데 국민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고려해 간이심사가 아닌 심층심사를 실시한 첫 사례”라며 “운임 인하와 좌석 공급 확대 등 소비자 편익이 실제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국토부와 함께 향후 3년간 사업계획 이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