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분기째 뒷걸음친 대형마트…유통법 개정 논의 속도낼까

소비심리 회복과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반등했지만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 등 규제 대상 업태만은 역성장을 이어갔다. 정부 통계에서 의무휴업·영업시간 제한 등 규제를 받는 업태의 부진이 뚜렷하게 확인되면서 국회 계류 중인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논의가 다시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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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지나고 폭염의 날씨가 계속되면서 상추 등 잎채소 가격이 빠르게 인상되고 있는 29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자료 연합뉴스〉

30일 산업통상부가 조사한 '2026년 상반기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오프라인 유통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증가했다. 백화점은 20.1%, 편의점은 3.7% 성장했으나, 대형마트는 7.3%, SSM은 6.6% 감소했다.

특히 대형마트는 2024년 2분기부터 9분기 연속 역성장을 이어가며 침체가 장기화했다. 조사 대상 26개사 매출에서 대형마트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15.1%에서 지난해 9.8%, 올해 상반기 8.5%로 점차 낮아졌다. 6월 기준으로는 7.5%까지 내려가 편의점(15%)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SSM은 6월 점포 수가 1195개로 유지된 가운데 점포당 매출만 11% 줄었다. 구매건수도 9.7% 감소했다. 점포망은 유지됐지만 매장 단위 집객력이 약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같은 근린 상권을 기반으로 하는 편의점은 점포 수가 1.4% 감소했음에도 점포당 매출이 6.6% 늘었다.

온라인 장보기 확산과 소비 패턴 변화 속에서도 의무휴업과 배송 제한 등 오프라인 중심 규제는 유지되면서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국회에는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온라인 배송 규제 완화안과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의 온라인 배송 허용·의무휴업 자율화 등을 담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두 법안 모두 온라인 중심으로 변화한 유통환경에 맞춰 온·오프라인 규제 불균형을 완화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김성원 의원이 22대 국회 후반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에 선출되면서 관련 논의 재개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인다.

제도 개선 필요성은 국책연구기관에서도 제기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보고서에서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이 2012년 개정 당시의 오프라인 중심 규제 체계를 유지하면서 변화한 유통환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온·오프라인 간 규제 형평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실제 법 개정까지는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유통업계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간 규제 형평성 회복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단체는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이 지역 상권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는 입장이다. 노동계 역시 의무휴업 자율화 등에 반대하고 있어 후반기 국회에서도 이해관계 조율이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통계에서도 규제를 받는 업태만 부진한 모습이 뚜렷하게 나타난 만큼 현행 규제가 시장 현실에 맞는지 다시 논의할 시점”이라면서도 “다만 이해관계가 워낙 첨예한 사안인 만큼 단기간에 결론이 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소진 기자 so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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