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우분(牛糞·소의 배설물)을 고체연료로 활용하는 다부처 연구개발(R&D)에 착수했다. 2029년까지 298억원을 투입해 원료 수거부터 건조, 연료 생산, 발전, 오염물질 저감까지 전 주기 기술을 개발한다. 가축분뇨 처리와 재생에너지 확대를 동시에 해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우분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는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정부는 그동안 공동기획단을 운영하며 제도 개선을 추진했고, 발전사와 함께 혼소 발전 실증도 진행했다. 이번 사업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상용화를 가로막는 기술적 한계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가장 큰 과제는 역시 경제성이다. 우분은 수분 함량이 높아 건조에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고, 염소 등 부식 성분은 발전설비 운영에 부담을 준다. 연료 품질도 균일하게 유지하기 쉽지 않다. 친환경 자원이라는 장점이 있어도 생산비를 낮추지 못하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정부가 저에너지 건조기술과 고발열량 연료 생산, 오염물질 저감 기술 등을 핵심 연구 과제로 제시한 것도 같은 이유다. 결국 이번 R&D 목표는 우분을 연료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연료와 경쟁할 수 있는 수준까지 경제성을 끌어올리는 데 있다.
물론 기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농가에서 우분을 안정적으로 수거하는 체계와 운송 비용, 생산시설 운영, 발전사의 구매 여건까지 맞물려야 산업이 움직인다. 연구개발 단계부터 현장의 비용 구조와 공급 체계를 함께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시장 신뢰를 얻기 위한 준비도 병행돼야 한다. 발전사가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품질 기준과 객관적인 경제성 검증, 안정적인 공급 기반이 마련돼야 기술도 비로소 산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증과 연구개발 시장이 따로 움직여서는 기대한 성과를 얻기 어렵다.
가축분뇨 에너지화는 탄소중립과 자원순환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그러나 산업은 가능성만으로 성장하지 않는다. 이번 R&D 역시 연구 성과보다 경제성을 얼마나 높여 시장의 선택을 이끌어냈는지로 평가받아야 한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