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더 번질까?” 재난에 돈 거는 예측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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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스페인 과달라하라 산불. 사진=EPA 연합뉴스

최근 캐나다 등 유럽 여러 지역에서 대규모 산불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피해 규모를 두고 돈을 거는 '예측 시장' 베팅이 확산하면서 방화 유발 및 윤리적 문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CNN 보도에 따르면, 폴리마켓(Polymarket) 등 주요 온라인 예측 시장 플랫폼에서는 대형 산불의 소화 시기, 피해 면적, 화재 확산 경로 등을 주제로 한 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2025년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일대를 뒤흔든 이튼 화재와 팰리세이즈 화재 당시에도 수많은 이용자가 불길이 어디까지 번질지, 언제 진화될지를 두고 자금을 투입했다.

이러한 플랫폼은 특정 결과의 발생 확률에 따라 주식처럼 지분을 사고파는 구조로 운영된다. 최근에는 캘리포니아 산불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와일드파이어(WyldFyre)'와 같은 전문 베팅 사이트까지 등장하며 시장 규모가 커지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재난을 대상으로 한 베팅이 금전적 동기를 제공해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전직 LA 카지노·방화 전문 수사관은 “도박 중독과 방화 사이에는 밀접한 연관성이 존재한다”며 “베팅 성공이나 금전적 이익을 위해 의도적으로 불을 지르거나, 진화 작업을 지연시킬 유인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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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19일 러시아 모스코바. 사진=타스 통신 / 연합뉴스

실제로 기상 데이터를 조작하려는 시도도 포착됐다. 최근 프랑스 파리 샤를 드골 공항의 기온 측정 센서 수치가 이상 급등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일각에서는 폴리마켓의 기온 베팅에서 승리하기 위해 누군가 센서에 헤어드라이어 등으로 열을 가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프랑스 기상청은 자동 데이터 처리 시스템 방해 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윤리학 및 심리학 전문가들은 재난 베팅이 비극을 비디오 게임처럼 인식하게 만들어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해지도록 만든다고 비판한다. 산불 피해를 정상화하고 커뮤니티의 재난 예방 노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폴리마켓 측은 “예측 시장은 비극을 막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에게 가장 정확한 집단지성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며 도박이 아닌 '미래 사건 거래'라고 반박하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정부 차원의 규제 논의도 시작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주 정부 관계자의 예측 시장 내 내부자 거래 금지를 강화했으며, 정치권에서도 전쟁·테러·불법 행위 등과 관련된 베팅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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