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이용장애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인정한 정식 질병이다. 하지만 현재 행위 중독 영역에서는 마땅한 약물 치료 선택지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 공백을 메울 치료 옵션으로 뇌 특정 부위를 자극하는 뇌자극 기술이 부상하고 있다.
정조은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게임·음식·술 등 대상은 달라도 갈망·충동을 관장하는 뇌 회로는 겹친다”며 “이 측면에서 경두개직류자극(tDCS) 전자약은 관련 중독 치료의 새로운 보조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tDCS는 두피 부착 전극으로 약한 직류 전류를 흘려 뇌 특정 부위 활성도를 조절하는 비침습적 기술이다. 수술·약물 투여 없이 반복 적용이 가능해 우울증 등 정신건강 영역 전반에서 쓰이고 있다.
정 교수 연구팀은 tDCS를 게임이용장애·음식갈망에 적용하는 탐색 임상연구를 잇달아 수행했다. 그는 “인터넷 게임이용장애 연구에서는 전전두엽에 tDCS를 적용했을 때 게임 자극 앞에서 행동을 스스로 멈추는 반응억제 능력 개선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최근 완료한 음식갈망 파일럿 연구에서도 유의미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음식·섭식 관련 모든 갈망 척도에서 관련 강도가 감소했다. 우울·불안·스트레스 수준도 개선됐다.
체중·체질량지수(BMI)의 유의한 감소는 관찰되지 않았으나, 섭식 문제 해결의 첫 단추가 될 관련 갈망·정서 문제 지표가 먼저 개선된 것이다.
이는 국제 연구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뇌자극 기법의 중독 치료 적용은 해외 학술 문헌에서 꾸준히 보고되며 실용화 기대를 키우는 분야다. 정 교수는 “tDCS를 필두로 한 비침습적 뇌자극 기법은 이미 알코올 사용장애와 마약중독 등 다양한 충동조절 장애에서 갈망 감소와 실행기능 개선 잠재력을 보여왔다”고 설명했다.
재택 치료 기반 고도화 필요성도 짚었다. 정 교수 연구팀은 현재 tDCS 기기 순응도 모니터링 기능을 활용해 재택·외래 기반 치료에서 환자 자극 적용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그는 “재택 전자약 치료의 효과적 운영을 위해서는 실시간 데이터 전송과 자동 알림, 전자의무기록(EMR) 연동 등 고도화한 원격 모니터링 플랫폼 개발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정량뇌파(qEEG)와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 변화를 갈망·반응억제 지표와 동시에 관찰하는 연구로 실제 뇌 변화 흐름을 추적 중이다. 이를 토대로 관련 질환 재발률과 기능 회복을 평가하는 장기 추적 연구로 확장을 준비 중이며, 향후 술·약물·도박 장애 등으로 적응증 확대도 검토 중이다.

정 교수는 tDCS 전자약 상용화를 위해 관련 제도 개선 필요성도 짚었다. 그는 “신의료기술평가 과정에서 실사용데이터(RWD), 장기 순응도, 기능적·행동적 지표 변화 등 전자약 특성을 반영한 유연한 평가 지표 인정이 필요하다”며 “초기 단계에서 파일럿 또는 조건부 평가·급여 제도를 통해 실사용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건강보험 급여화에 대해서는 단계론을 폈다. 정 교수는 “탐색 연구에서 확증 연구로 이행하며 충분한 임상적 근거가 선행돼야 한다”며 “근거가 축적되는 시점에 맞춰 관련 학회 및 기관과 가이드라인 개발 및 급여화 논의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임중권 기자 lim9181@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