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최고봉인 벤 네비스산에서 대마초 성분을 섭취하고 의식을 잃은 반려견이 산악 구조대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13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스코틀랜드 벤 네비스산을 오르던 5살 래브라도레트리버종 '도쿄'가 갑자기 사지 마비와 의식 불명 증세를 보여 산악 구조대가 긴급 출동했다.
당시 도쿄는 주인 크리스티나 블루메(전문 반려견 조련사) 및 일행들과 함께 해발 1345m 정상 부근을 트레킹 중이었다. 평소 활발하던 도쿄는 정상 도착을 한 시간여 앞두고 갑자기 뒷다리에 힘이 풀리더니 이내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주인 블루메는 24kg에 달하는 도쿄를 직접 업고 하산하려 했으나, 폭우가 쏟아지는 악천후를 뚫고 내려가는 일이 쉽지 않자 결국 산악 구조대에 도움을 요청했다. 마침 인근에서 다른 임무를 마치고 귀환 중이던 로하버 산악 구조대 자원봉사자들이 빠르게 현장에 도착해 도쿄를 들것으로 안전하게 이송했다.

구조 직후 인근 동물병원으로 옮겨진 도쿄는 뜻밖의 진단을 받았다. 수의사는 도쿄의 증상이 척추 질환이 아닌 '신경독성'에 의한 것이라며, 대마초 섭취 시 나타나는 전형적인 증상이라고 밝혔다. 진료 과정에서 체온을 측정할 때 방귀를 뀌었는데, 의료진은 대마초 특유의 냄새를 맡고 이를 확신했다.
병원 측은 즉시 정맥 수액을 투여하고 독소를 흡수하는 활성탄 처치를 진행했다. 다행히 도쿄는 치료를 받은 뒤 하루 만에 건강을 완전히 회복해 퇴원했다.
수의사는 “개가 직접 대마초를 피우는 경우는 없다”며, 도쿄가 산책로에 버려진 대마초 성분의 함유 식품(Edible·에디블)이나 대마초를 피운 사람의 배설물을 주워 먹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주인 블루메는 “반려견이 길가에 있는 것을 무심코 주워 먹는 버릇이 얼마나 위험한지 큰 교훈을 얻었다”며 “앞으로는 산책할 때 반려견의 행동을 더욱 주의 깊게 살필 것”이라고 전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