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심기 건드릴라”…나토 정상들, 월드컵 얘기까지 입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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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 정상들이 앙카라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자극할 수 있는 주제를 피하기 위해 북중미 월드컵 이야기를 의도적으로 꺼내지 않기로 했다. 사진=EPA 연합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정상들이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북중미 월드컵 이야기를 의도적으로 꺼내지 않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8일(현지시간) 가디언은 나토가 지난 7일부터 이틀간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서 정상회의를 개최했으며, 회의에 참석한 각국 지도자들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 관리에 상당한 신경을 썼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회원국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방비 분담 문제를 이유로 동맹에 압박을 가할 가능성을 우려하며, 회의 분위기를 해칠 만한 소재를 최대한 피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나토는 오는 2035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5%를 국방비로 투입하겠다는 목표를 추진하며, 미국이 요구해 온 방위비 부담 확대에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데 집중했다.

특히 정상들은 군사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는 판단 아래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는 월드컵 관련 이야기는 공식·비공식 석상에서 자제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바르트 더 베버르 벨기에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이번 주 열린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에서 벨기에가 미국을 4대1로 꺾은 결과에 대해 “굳이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번 정상회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에게 미국 대표팀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의 출전 정지 징계를 다시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고, 이후 징계가 유예되면서 논란이 일어난 직후 개최됐다.

발로건은 지난 1일 미국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32강 경기에서 상대 선수를 밟아 퇴장당하면서 다음 경기 출전이 금지됐다. 그러나 FIFA는 징계 규정에 따라 제재 집행을 1년간 유예하기로 결정했고, 이에 따라 그는 벨기에와의 16강전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미국은 결국 벨기에에 1대4로 패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더 베버르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마음에 들지 않는 일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며 “이번 경기 결과도 적잖은 충격이었을 것”이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표팀의 패배나 월드컵 경기 결과와 관련해 아직 공개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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