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수의 CEO 독서노트]〈7〉도둑맞은 집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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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수 씨앤에프시스템 대표.

전 세계 모든 곳에서, 우리의 집중력은 붕괴되고 있다. 미국의 10대들은 한 가지 일에 65초 이상 집중하지 못하고, 직장인들의 평균 집중 시간은 단 3분에 불과하다고 하니, 결과적으로 우리 모두는 집중력 위기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집중하지 못하고 산만해지는 것이 흔히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기기에 대해 자제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개인의 실패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요한 하리의 책 '도둑맞은 집중력'에서는 그것은 개인의 잘못이 아니고, 설계된 결과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단순히 집중력을 잃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도난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집중력 위기의 시대에 삶의 주도권을 찾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집중력을 되찾기 위해 삶의 속도를 늦추고, 인간 본연의 생리적 리듬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집중력을 도둑맞고 있는 것일까? 첫째, 너무 잦은 멀티태스킹이다. 사람들이 모두 멀티태스킹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두 가지 일을 할 수 없고 뇌가 이 일을 했다가 저 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뇌에 과부하가 온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멀티태스킹을 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뇌에 피로도가 쌓여 집중력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둘째, 수면 부족이다. 잠을 적게 잘수록 세상은 모든 면에서 흐릿해진다. 집중력도 나빠지고, 깊이 사고하고 관련성을 찾아내는 능력도 줄어들고, 기억력도 감소한다. 우리가 잠들면 뇌와 몸에서 온갖 다양한 활동이 펼쳐지며, 이 활동들은 사람들이 제대로 기능하고 집중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몸에서 발생하는 일 중 하나는, 수면 중에 우리의 뇌가 낮 동안 쌓인 찌꺼기를 청소한다는 것이다.

셋째, 만성적인 각성상태와 스트레스다. 도처에 위험이 도사리는 현대사회에서 뇌는 오직 위험에만 정신을 집중한다. 즉,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위험의 단서나 증거를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방해 요소에 저항하는 능력이 현격하게 낮아진 이유다.

넷째, 값싸고 형편없는 식단이다. 현재 우리 대다수가 먹는 음식에는 뇌가 제대로 발달하고 기능하는 데 필요한 영양분이 없다. 뿐만 아니라 뇌에 거의 마약처럼 작용하는 듯 보이는 화학물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요한 하리는 집중력 위기는 '개인의 실패'가 아닌 '시스템의 문제'라고 한다. 비만율이 치솟는 것이 개인의 결심 부족 때문이 아니라 비만을 유발하는 식단 환경 때문인 것처럼, 집중력 저하 역시 산만할 수밖에 없게 설계된 현대 사회의 환경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또 빅테크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인 '감시 자본주의'의 탓이라고 한다. 실리콘밸리의 빅테크 기업들은 우리가 화면을 오래 볼수록 광고 수익을 얻는 구조(감시 자본주의)로 돈을 번다. 이 기업들은 세계 최고의 천재 과학자들을 고용해 인간이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도록 심리학적 약점을 교묘하게 공략한다. 즉, 우리의 집중력은 우연히 사라진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철저한 수익 모델을 위해 탈취당한 것이라고 한다.

집중력의 위기가 시스템의 문제이든 감시 자본주의 문제이든, 이제는 우리가 극복해내야 할 문제다. 우리의 집중력이 잘 자라서 잠재력을 온전히 피워내려면 특정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 아이들에게는 놀이가, 성인에게는 몰입이 필요하고, 책을 읽고, 자신이 집중하고 싶은 유의미한 활동을 찾아야 한다. 자기 삶을 이해할 수 있도록 생각이 배회할 공간을 마련하고, 신체 활동을 하고, 잠을 잘 자고, 뇌가 건강하게 발달할 수 있도록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고, 안정감을 느껴야 한다.

이에 더해 우리의 집중력을 방해하고 성장을 막는 것들을 차단해야 한다. 지나친 속도와 전환, 과도한 자극, 우리를 공격하고 중독 시키는 침략적 기술, 스트레스, 그리고 식용색소로 범벅인 가공식품이 그러한 것들이다. 도둑맞은 집중력을 되찾고 본인이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실천에 옮겨야 할 때다.

최근 한국 여자 골프대회에서 박민지 선수는 오랜 부진 끝에 우승을 했다. 한국 통산 20번째 우승이다. 골프는 우승하기 위해서 최고의 집중력을 요하는 운동이다. 우승 소감 인터뷰에서 슬럼프를 극복하고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끊고 독서에 집중했다고 한다. 우승의 원천은 집중력이라는 것이다.

박정수 씨앤에프시스템 대표 ceopjs@cnfsyste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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