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무슬림에게 '할랄'은 트렌드…무협, “K-소비재 'R.I.S.E' 올라타야”

Photo Image
오뚜기 할랄 진라면 인도네시아 현지 대형마트 내 전용 매대

20억명에 달하는 글로벌 할랄(Halal) 소비 시장이 전통적인 종교 규범을 넘어 웰빙, 윤리, 가치소비를 아우르는 'MZ세대 중심의 프리미엄 복합 소비 시장'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할랄 시장의 4대 소비 트렌드인 'R.I.S.E'에 주목하고 세부적인 진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6일 발간한 '할랄 소비 시장 트렌드 및 소비자 인식 조사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이슬람 율법에 따른 무슬림의 종교적 의무였던 '할랄(Halal)' 소비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친환경, 위생, 윤리적 가치를 따지는 현대적인 '웰빙 트렌드'로 체질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 단순히 금지된 성분을 피하는 소극적 소비에서 벗어나, 제품의 안전성과 사회적 가치를 신뢰하고 구매하는 프리미엄 복합 소비 시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할랄 주요 5개국(UAE,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소비자 1200명을 대상으로 한 무협 조사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78.8%가 제품 구매 시 '할랄 인증'을 필수 요소로 꼽았다. 특히 시장의 핵심 소비층으로 부상한 20~30대 청년층에서는 이 비율이 82.0%에 달해 젊은 세대가 할랄 소비 문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소비 성향을 국가별로 살펴보면, 할랄 인증을 1순위 구매 기준으로 고려한다는 응답은 인도네시아(59.8%)와 말레이시아(58.8%)가 가장 높았으며, 이어 UAE(50.0%), 사우디아라비아(41.7%) 순으로 나타나 동남아 지역이 중동보다 인증 민감도가 높았다.

반면 품목별 민감도에는 큰 편차가 있었다. 안전성과 성분이 중시되는 유아용품의 경우 할랄 인증 여부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여성 응답자가 2.2%에 불과했지만, 뷰티 제품은 18.0%에 달해 기능성과 브랜드 이미지가 상대적으로 더 작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무협은 핵심 트렌드로 'R.I.S.E'를 제시했다. △지정학적 이슈 등으로 서방 브랜드를 로컬 제품으로 대체하는 지역화(Regionalization) △디지털 네이티브 소비자를 중심으로 모바일 검증 앱과 온라인 쇼핑몰 유통이 확산되는 디지털 혁신(Innovation) △중동의 중저가 수요 확대와 동남아 중산층의 프리미엄 수요가 공존하는 소비 세분화(Segmentation) △건강·위생·윤리적 생산을 중시하는 '타이이브(Tayyib, 좋은 것)' 개념과 결합한 가치소비(ESG)다.

특히 한국 소비재에 대한 현지 소비자들의 인지도와 호감도는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응답자의 83.0%가 한국 소비재 구매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동남아는 식품·음료(인도네시아 82.5%), 중동은 뷰티 제품(사우디 68.2%)을 중심으로 구매가 집중됐다. 한류 콘텐츠가 제품 구매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 역시 66.2%에 달했다.

그러나 뛰어난 제품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한국 소비재를 구매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판매처 부족 및 유통 접근성 문제(46.1%)'가 지적됐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이 같은 응답이 무려 77.8%까지 치솟아, 현지 오프라인 유통망 확보가 수출 확대를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로 드러났다.

무협은 우리 기업의 글로벌 할랄 시장 공략을 위해 △젊은 무슬림 소비자를 겨냥한 공감형·스토리텔링 마케팅 강화 △국가별·소비층별 명확한 상품 포지셔닝 △현지화 및 현지 기업 협업을 통한 오프라인 유통망 확대 △유아용품·건강·뷰티 등 고부가가치 니치 분야 선점 등 4대 맞춤형 전략을 제시했다.

한승권 무협 구주중동아프리카실장은 “한류의 확산으로 젊은 할랄 소비층 사이에서 한국 제품에 대한 호감도가 전례 없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이를 일회성 구매를 넘어 지속적인 재구매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현지 파트너와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소비자가 제품을 직접 체험하고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유통 채널 접근성을 대폭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무협은 지난달 UAE지부와 자카르타지부에 'KITA K-할랄 브릿지'를 개소했다. 이를 통해 우리 기업들이 수출 현장에서 겪는 할랄 인증, 인허가, 판로 개척 등 단계별 애로사항을 돕는 맞춤형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현지 정부 및 유관기관과의 네트워킹 지원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