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최소 1719명… '구조 골든타임' 이후도 희망 계속

베네수엘라를 연속 강타한 강진으로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가운데,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신생아와 어머니가 극적으로 구조되어 전 세계에 감동을 전하고 있다.
기적의 주인공은 다야나 파티노와 생후 18일 된 갓난 아들 후안 다비드다. 다야나는 카라카스 북부 해안에 위치한 라과이라의 한 8층 아파트에서 설거지를 하던 중 갑작스러운 진동을 느꼈다. 그는 직감적으로 아기를 품에 안았으나 순식간에 건물이 무너지며 지하 물과 흙더미 속으로 추락했다.
다야나는 콘크리트 더미에 왼쪽 다리가 깔리고 바위가 관자놀이를 압박하는 최악의 상황 속에서도 품에 안은 아기를 놓지 않았다. 그는 29일(현지시간)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어둠 속에서 아들이 살아 숨 쉬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계속 코를 만져보았다”며 “아이가 살아있는 한 나도 반드시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이 버틸 수 있는 유일한 동기였다”고 끔찍했던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암흑 속에서 고립되어 가던 다야나에게 희망이 된 것은 발끝에 걸린 성경책과 멀리서 비치는 달빛 같은 작은 빛줄기였다고 한다. 체력을 아끼기 위해 침착함을 유지하던 그는 잔해 밖에서 오빠의 목소리가 들리자 온 힘을 다해 비명을 질렀고 오빠는 “반드시 구해주겠다”며 그를 안심시켰다.
결국 지진 발생 다음날, 구조대의 정밀한 수색 끝에 모자는 지진 발생 약 17시간 만에 무사히 잔해 밖으로 걸어 나올 수 있었다. 다야나는 양다리에 부상을 입었지만 다행히 아기 후안은 가벼운 경상만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파트 건물이 완전히 완파되는 와중에 거둔 기적적인 생환이었다.
지진 발생 당시 집 밖에 주차 중이어서 화를 면했던 남편 거슨은 모자의 구조 순간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 거슨은 “아내와 아이가 모두 사망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살아있는 아들을 보는 순간 내가 다시 태어난 기분이었다”고 당시의 감격을 전했다.
이번 지진으로 모자의 보금자리와 전 재산은 순식간에 사라졌고, 키우던 반려견도 여전히 실종 상태다. 그러나 부부는 “모든 것을 잃었지만 우리 가족이 살아낸 만큼, 이제부터 다시 시작해 모든 것을 재건하겠다”며 굳은 의지를 밝혔다.

한편, 베네수엘라 지진은 지난 24일 발생했다. 규모 7.2와 7.5에 달하는 강진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엄청난 인명 피해를 낳으면서, 임시 정부는 이번 지진을 역사상 “가장 참혹한 자연재해”로 규정했다.
유엔(UN)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지진으로 인해 현재까지 최소 1719명이 사망했으며, 약 5000명이 다쳤다. 약 1만 2000명이 피난했으며, 실종자 수는 정확히 집계조차 되지 않았다. 유엔과 베네수엘라 당국은 사망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며, 시신을 옮길 가방 1만 개를 추가 조달하기로 합의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