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정보 보안성 검토, 밀실협의 우려…업계 “고정밀지도 반출 절차 투명해야”

대통령령->국토부·국방부·국정원 등 협의 고시로
보안 관리 간소화로 지도 국외 반출 문턱 낮아지나
“위임 범위 벗어나는 것” 지적도
구글, 애플 이어 중국 등 해외 빅테크 요청 이어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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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는 23일 경기 수원시 국토지리정보원에서 개최한 '국가공간정보 기본법 시행령 개정안' 공청회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박준규 서울대 교수, 조영기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총장, 안종욱 안양대 교수, 이광재 항공우주연구원 부장, 이봉주 서울시 공간정보과장.

사상 처음으로 고정밀지도 국외 반출이 결정된 가운데 공간정보 보안관리를 국토교통부·국방부 장관 등에 맡기는 시행령안이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기존에 대통령령으로 명문화됐던 조항을 국토부·국방부 장관 등이 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어서 밀실협의가 가능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간정보·정보기술(IT) 업계는 구글에 이어 애플은 물론 중국 등 다른 해외 빅테크도 고정밀 지도를 노리는 상황에서 고정밀지도의 반출 문턱이 낮아지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가 입법 예고한 '국가공간정보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두고 고정밀지도 반출 규정과 연관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해당 법안은 국가 보안시설이 공간정보에 표시되지 않도록 민간이 생산한 공간정보에 대한 보안처리 절차와 방법을 담았다. 고정밀지도라고 명시된 표현이 없지만 실제로 고정밀지도 반출과 연관해 작동할 수 있는 규제라고 업계와 학계는 진단했다.

국가공간정보 기본법 개정안은 지난해 11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오는 12월 3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국토부는 이에 대한 하위 법령으로 '국가공간정보 기본법 시행령'과 '국가공간정보센터 운영규정'을 이달 공개하고 입법예고 중이다. 특히 시행령의 경우 개정안을 구현하기 위한 조항을 담은 하위법령이지만 공식적인 업계 의견 수렴없이 국토부와 국토연구원 주도로 수립됐다.

전문가들이 고정밀지도 반출 문턱을 낮추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우려하는 조항은 시행령 제 24조다. 국토부는 시행령의 제24조(공간정보의 보호)에 “국토부 장관이 공간정보 보안관리를 위하여 국방부, 국가정보원, 관계 중앙행정기관 및 산업계 전문가 등과 협의체를 구성·운영할 수 있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기존에는 대통령령에 명시됐던 사안을 안보 부처와 국토부가 협의할 수 있도록 명문화했다. 부처 간 협의로 고정밀지도 반출이 승인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보기술(IT) 업계 한 관계자는 “(고정밀지도 반출 시) 부처 간 협의만 거치면 되다보니 반출 문턱이 낮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현재는 구글만 해당이 되지만 애플은 물론 중국계 빅테크 등이 요청했을때 반출 절차가 더욱 간소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조영기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총장은 지난 23일 공청회에서 “보안처리와 보안성 검토의 절차 및 방법을 대통령령에 위임했는데, 시행령에서는 이를 다시 고시로 재위임하면서 국방부 장관 및 국가정보원장과의 사전 협의라는 내용이 추가됐다”면서 “법률에는 관련 내용이 없는데 갑자기 이런 부분이 포함돼 위임의 범위를 벗어난 것은 아닌지 문제를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고정밀지도 반출을 매년 재승인하지 않아도 된다는 근거로 쓰일 수 있는 조항도 있다.

국토부는 시행령의 제24조의2(보안심사)에서 “(보안심사) 변동사항을 확인한 결과 변동사항이 있는 경우에는 국토교통부장관이 고시하는 기준에 따라 보안심사를 실시하고, 변동사항이 없는 경우에는 보안심사를 생략할 수 있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이어진 조항에서는 “심사 기준과 보안심사 방법 등에 관한 사항은 국토교통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한다”고 적시했다. 한번 고정밀지도 반출을 승인하면 매년 재승인을 받지않고 반출 할 수 있는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

업계는 국토교통부가 공간정보관리법 시행령을 업계와 공식적인 소통 없이 제정했다고도 지적하면서 향후 고시 등 하위법령은 면밀한 소통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토부는'국가공간정보센터 운영규정'과 '국가공간정보 기본법 시행령'을 각각 다음 달 20일과 27일까지 입법예고하고, '국토교통부 국가공간정보 보안관리규정'과 '공개제한 공간정보 보안심사규정', '공간정보 보안처리지침' 세부 내용은 추후 공개할 계획이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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