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5월 중국 완성차 수출은 작년 동기 대비 63% 증가한 405만9000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신에너지차(NEV:New Energy Vehicles) 수출은 183만3000대로 두 배 이상 증가하며 중국 자동차 산업의 빠른 성장세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수출 실적만 놓고 보면 중국 자동차 산업은 세계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경쟁 구도가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단순한 판매 확대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제품 경쟁력은 시장 진입을 가능하게 하지만, 장기적인 글로벌 성공 여부는 현지화와 운영 시스템 구축 능력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중국 자동차 산업은 이제 '제품을 해외에 판매하는 단계'를 넘어 '해외 시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세계 자동차 시장은 팬데믹과 공급망 혼란 영향을 대부분 벗어나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제자동차제조기구(OICA)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은 9980만대로 전년 대비 4.7% 증가하며 다시 1억대에 가까운 규모를 회복했다. 그러나 이러한 회복은 과거와 같은 고속 성장 국면의 시작이라기보다 구조적인 변화 속에서 나타나는 안정적인 성장으로 해석된다. 주요 선진국 시장은 이미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앞으로의 수요 증가는 인구 구조 변화, 도시화, NEV 보급 확대와 같은 구조적 요인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선진국 경기 회복이 아니라 신흥시장 성장과 에너지 전환이 성장을 이끄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지역별 판매 구조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2025년 아시아·태평양과 중동 지역 자동차 판매량은 5502만대로 전년 대비 7.1% 증가하며 전 세계 판매량 약 55%를 차지했다. 반면에 유럽은 소폭 감소했고, 미주 지역은 제한적인 성장에 그쳤다. 아프리카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시장 규모는 아직 크지 않다. 특히 중국은 3440만대 판매량으로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의 지위를 유지했으며, 인도 역시 552만대를 기록하며 글로벌 성장의 핵심 시장으로 부상했다. 동시에 아세안과 중동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중국 자동차 기업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새로운 전략 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NEV는 이러한 산업 구조 변화의 핵심 변수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2000만대를 넘어 전년 대비 약 20% 증가했으며, 전체 자동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약 25%까지 확대됐다. 중국은 2025년 NEV 생산 1662만6000대, 판매 1649만대를 기록하며 약 47.9% 보급률을 달성했고, 이는 세계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동남아시아,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에서도 NEV 도입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반면에 미국은 세제 혜택 축소 등 영향으로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소폭 하락했고, 유럽은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했다.
이처럼 NEV 시장이 본격적인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경쟁 중심도 변화하고 있다. 초기에는 보급률 확대가 가장 중요한 과제였다면, 이제는 가격 경쟁력과 제품 완성도뿐만 아니라 충전 인프라, 판매망, 서비스 품질 등 사업 전반의 경쟁력이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시대가 되고 있다.
2025년 글로벌 자동차 그룹 판매 순위에서도 중국 기업들의 존재감은 더욱 커졌다. BYD는 460만2000대를 판매하며 세계 6위에 올랐고, 지리자동차도 411만6000대를 기록하며 8위로 상승했다. 그러나 판매 순위만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 토요타는 1132만3000대를 판매했으며 전체 판매의 약 82%가 해외 시장에서 발생했다. 폭스바겐 역시 유럽, 중국, 북미, 남미 등 다양한 지역에 균형 잡힌 생산과 판매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반면에 BYD의 해외 판매 비중은 약 22.7%, 지리홀딩은 약 30% 수준에 머물러 있다. 중국 내수시장은 여전히 중국 자동차 기업들의 핵심 성장 기반이며 기술 개발과 규모의 경제를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시장이다. 하지만 글로벌 판매 구조의 지역 분산도와 현지 시장 운영 역량에서는 아직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과 차이가 존재한다.
이러한 차이는 판매 구조뿐만 아니라 운영 시스템에서도 확인된다. 토요타와 폭스바겐은 주요 시장마다 연구개발, 생산, 판매, 금융, 중고차, AS까지 아우르는 완전한 현지 운영 체계를 구축했다. 반면에 중국 자동차 기업들은 아직 수출 중심 전략에서 현지 생산과 운영 중심 전략으로 전환하는 과도기에 있다. 해외 생산기지와 판매망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지만 금융 서비스, AS, 규제 대응, 현지 운영 체계 등은 여전히 보완이 필요한 분야다.
기술 전략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토요타는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를 중심으로 점진적인 전동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순수 전기차 비중은 아직 낮다. 폭스바겐은 내연기관과 전기차를 병행하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에 BYD는 2022년 이후 내연기관 차량 생산을 중단하고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중심으로 사업을 전환했다. 이러한 전략은 중국 시장에서는 높은 경쟁력을 확보했지만, 충전 인프라와 정책 환경, 소비자 선호가 다양한 해외 시장에서도 같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의 과제로 남아 있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서는 시장 경쟁뿐만 아니라 규제와 제도가 새로운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에는 제품과 가격, 유통망이 경쟁의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지정학, 보호무역, 산업 현지화, 탄소 규제, 공급망 안전성, 인공지능 규제 등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유럽연합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상계관세를 도입한 데 이어 최저 수입 가격과 수입 물량 관리 등 다양한 규제를 병행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에 100% 관세를 부과하는 동시에 배터리와 핵심 광물에도 추가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또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은 배터리와 핵심 광물의 현지 조달 비중을 강화했고, 유럽 역시 탄소중립산업법을 통해 역내 생산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배터리와 탄소 규제도 새로운 시장 진입 조건으로 자리 잡고 있다. 유럽 배터리 규정은 탄소 배출량, 재활용 효율, 공급망 관리까지 규제 대상으로 포함하고 있으며, 인공지능 규제 역시 자율주행과 스마트 콕핏 등 미래 자동차 기술의 핵심 경쟁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가격과 기술뿐만 아니라 공급망 관리, 탄소 대응, 데이터 보안, 규제 준수 등 종합적인 시스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2026년 세계 자동차 시장은 큰 폭의 성장보다는 구조적 재편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는 신흥시장 수요 확대와 NEV 보급 가속으로 소폭 성장이 가능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아시아와 일부 신흥국이 성장을 이끌고 유럽과 미국은 저성장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대로 보호무역 강화와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될 경우 세계 시장은 다시 둔화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결국 중국 자동차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은 더 이상 수출 증가율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63%의 수출 증가율은 중국 자동차의 제품 경쟁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성과이지만, 장기적인 성공 여부는 브랜드 구축, 현지 생산, 공급망 관리, 규제 대응, 서비스 체계 등 글로벌 운영 역량을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진정한 글로벌 자동차 기업은 더 많은 국가에 자동차를 판매하는 기업이 아니라, 각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사업 시스템을 구축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중국 자동차 산업은 이제 새로운 도전의 단계에 들어섰다.
※전자신문과 36케이알이 공동 기획한 기사입니다.
김현민 기자 minki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