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천명이 돈 주고 시험성적 조작…부패한 태국, 결국

Photo Image
지난 23일 태국 방콕 외곽 논타부리주 한 주택에서 공무원 시험 결과를 조작한 현장을 경찰이 단속하는 모습. 사진=방콕포스트
태국 정부 대규모 수사 착수…총리 “임용 취소”

태국에서 수천 명의 응시자가 금품을 건네 공무원 시험 성적을 조작한 뒤 합격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태국 정부는 대규모 수사에 착수하는 한편, 부정으로 채용된 공무원들의 임용을 취소하기로 했다.

25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공무원 채용 비리 의혹에 대해 철저한 진상 규명과 부정 합격자에 대한 임용 취소를 지시했다.

아누틴 총리는 “국가 발전을 가로막는 심각한 범죄”라며 “시험 절차 자체가 불법적으로 진행된 만큼 발표된 채용 결과도 무효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비리에 연루된 사실이 확인되는 응시자는 개별적으로 채용을 취소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태국 경찰은 지난 23일 방콕 인근 논타부리주의 한 업체를 압수수색해 시험 점수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 공무원 등 10여 명을 검거했다. 현장에서는 약 3,000장의 답안지가 발견됐으며, 수사기관은 지난해 2월 실시된 지방공무원 공개채용 시험(선발 인원 6,669명)에서 최소 3,000명의 성적이 금품 거래를 통해 조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 결과 피의자들은 응시자 1인당 35만~80만 밧(약 1,620만~3,700만원)을 받고 합격을 도운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통해 챙긴 범죄 수익은 수백억 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돈을 건넨 응시자 상당수는 월급 1만5,000밧(약 69만원) 수준의 초급 공무원 직위에 합격했으며, 더 높은 직급을 원하는 경우에는 더 많은 금액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사건은 일부 공무원 시험 강사들이 “내부 인맥을 통해 합격을 보장해주겠다”고 홍보하는 음성 파일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후 경찰은 시험 운영 부서와 관계 공무원, 학원 강사 등으로 수사를 확대했으며, 과거 채용시험까지 다시 들여다보며 유사 사례가 있었는지 확인하고 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