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모바일 전시회가 이제는 로봇 각축전으로 진화하고 있다. 통신과 인공지능(AI) 접목이 확대되면서 휴머노이드 로봇과 같은 피지컬AI 기술력을 뽐내는 핵심 무대가 된 것이다. 로봇강국을 자부하는 중국인 만큼 곳곳에 로봇을 배치해 관람객 시선을 끌었지만, 완성도 측면에서 아쉬운 부분도 눈에 띄었다.
MWC26 상하이에선 에지봇, 유니트리 등 로봇업체뿐 아니라 차이나텔레콤, 차이나모바일 등 통신사들도 로봇을 대거 들고 나왔다.

세계 1위 로봇 제조사인 에지봇은 '하나의 몸에 세 개의 지능(운동·상호작용·작업)을 결합한다'는 '일체삼지' 슬로건을 내걸었다. 과거 로봇의 하드웨어(HW) 기능에 초점을 맞췄던 것과 달리 올해는 인공지능(AI) 모델에 힘을 줬다. 작업과 상호작용을 담당하는 'WITA-Omni' 모델을 비롯해 작업지능을 맡은 ViLLA(Vision-Language Latent Action) 플랫폼 기반 Go-2 모델, WAM(World Action Model) 기반 GE-2 모델을 내세웠다.
에지봇 관계자는 “지난 3월 1만 번째 AI 로봇을 양산하며 글로벌 리더십을 입증했다”며 “HW가 아닌 SW가 성공 비결”이라고 말했다.
이색적인 로봇과 다채로운 이벤트도 관람객 시선을 사로잡았다. 차이나텔레콤은 두 대의 로봇을 활용해 신나는 댄스 이벤트를 마련했고, 차이나모바일은 바리스타 로봇과 사람의 율동을 따라 하는 아바타 로봇을 선보여 관심을 끌었다.

중국 로봇업체 터미테크는 피아니스트 로봇과 프린팅 로봇을 소개했다. 피아니스트 로봇은 피아노 건반 위치와 악보에 따른 움직임을 학습해 실제 간단한 음악을 연주했다. 연주 가능한 음악이 제한적이고 기초적인 수준이지만, 향후 HW 기능을 고도화해 중급 이상 음악을 연주한다는 게 목표다.
터미테크 관계자는 “피아니스트 로봇은 사업을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가장 정교한 움직임이 필요한 손가락을 활용해 악기를 연주한다는 기술적 상징성을 갖는다”며 “추후 기능이 고도화되면 다양한 시설 등에서 이벤트용으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WC26 상하이 메인 이벤트로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휴머노이드 로봇 승부차기 대회'도 관심을 끌었다. 중국의 로봇 기업들 참여를 받아 승부차기 토너먼트 방식으로 행사기간 내내 열렸다. 총 6개 기업이 참여했는데, 월드컵 시즌과 맞아떨어지며 행사 기간 내내 경기 현장에는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기대를 모았던 이벤트지만 정작 완성도는 크게 떨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경기에 참가한 로봇들이 기본적으로 슈팅에 대한 학습이 됐다기보다는 공이 있는 위치로 빠른 걸음으로 가면서 발에 공이 맞는 방식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슈팅이 골대 근처로 가는 것은 극히 드물고 엉뚱한 방향으로 굴러가거나 헛발질도 수 차례 나왔다.
한 관람객은 “로봇 승부차기라고 해서 기대했지만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며 “공을 찬다기 보다는 공이 있는 위치에 발이 스쳐가는 정도”라고 평가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