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통신사가 9월 대학 개강을 앞두고 외국인 유학생 고객 확보에 영업력을 집중하고 있다. 보조금을 투입해 기존 가입자를 데려오는 번호이동과 달리, 외국인 유학생은 국내 입국과 동시에 새 회선이 만들어져 가입자 순증에 직접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와 유통망은 해외 대학·유학원, 국내 대학과 기숙사 등을 통해 외국인 유학생을 미리 확보하는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해외 현지에서 통신 상품을 안내한 뒤 입국 직후 유심 개통까지 이어지도록 하는 방식이다.
KT는 몽골 현지 금융사와 협력해 한국 입국 예정인 유학생과 근로자를 대상으로 통신서비스 사전 신청을 받고 있다. 국내 도착 후 휴대전화 개통과 계좌 개설을 마치는 구조다. 외국인등록증 발급 전에도 여권으로 후불 회선을 개통할 수 있는 외국인 요금제와 다국어 상담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올해부터 외국인 고객 방문 수요가 많은 지역에 전문매장 16곳을 지정해 외국어 가입 서류와 안내물 등 다국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양대와 인하대, 강원대 등 대학과 협력해 유학생의 통신 가입 편의도 높이고 있다. SK텔레콤도 외국인 대상 선납형 통신서비스와 다국어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통신사들은 선불 유심 중심이던 외국인 통신 수요를 후불 요금제로 전환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후불 고객은 선불 가입자보다 회선 유지기간이 길고 단말 할부와 유선상품 결합, 로밍·국제전화 등 부가서비스 이용 가능성도 크다. 다국어 상담과 여권 개통, 외국인 전용 요금제를 강화하는 배경이다.
유통망에서는 대학 국제처와 외국인 학생회, 기숙사·임대주택 사업자 등과 협력해 입주 시점에 단체 개통을 유도하는 방식도 활용하고 있다. 유학생 입국이 집중되는 2월과 8월을 앞두고 가입자를 선점하면 학기 시작과 동시에 일정 규모의 순증을 확보할 수 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영업 현장에서는 보조금 경쟁에 따른 번호이동보다 외국인 유학생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순증 실적에서 더 중요해졌다”며 “외국인 모집에 강점을 가진 대리점은 학기마다 일정 규모의 신규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어 연간 실적 부담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외국인 유학생은 통상 학위나 어학연수 기간 국내에 체류해 단기 관광객보다 회선 유지기간이 길다. 입국 직후 선택한 통신사를 계속 이용할 가능성이 높고 초고속인터넷과 국제전화, 로밍, 금융 등 다른 서비스 판매도 가능하다.

국내 외국인 유학생이 지속 증가함에 따라 통신사의 고객 확보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5년 국내 외국인 유학생은 25만3434명으로 전년보다 21.3% 증가했다. 중국과 베트남 유학생이 전체의 약 60%를 차지했다. 정부는 2027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30만명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내국인 시장은 보조금을 늘려도 통신사 간 가입자 이동에 그치지만 외국인 유학생은 입국 때마다 신규 수요가 발생한다”며 “해외 현지 모집과 대학·주거시설 제휴를 통한 선점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