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디자이너의 새로운 무기는 'LLM 위키'

유훈식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교수 “AI 네이티브 디자인 시스템 구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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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유훈식 교수

인공지능(AI)으로 누구나 빠르게 화면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됐지만, 2026년 하반기 사용자경험(UX)·사용자인터페이스(UI) 현업의 화두는 'AI를 얼마나 잘 쓰느냐'를 넘어 'AI가 잘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어떻게 갖추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유훈식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오는 29일 잠실 한국광고문화회관에서 열리는 '바이브 시대의 UX·UI : 2026 하반기 트렌드와 AI 네이티브 실무 전략' 세미나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하반기 현업이 주목해야 할 흐름으로 △AI 네이티브 디자인 시스템 구축 △LLM 위키(Wiki) 구축 △에이전틱 엔지니어링을 차례로 꼽았다.

유훈식 교수는 인공지능디자인협회 회장과 대한사용자경험전문가협회 이사, 행정안전부 AI 정책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현장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도구가 아니라 시스템”...AI 네이티브 디자인으로의 전환

유 교수가 먼저 짚은 것은 AI를 대하는 방식의 근본적 전환이다. 그는 “AI 네이티브 디자인은 AI를 필요할 때 꺼내 쓰는 보조 도구의 수준을 넘어, AI를 디자인 작업의 중심에 두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식”이라고 정의했다. AI의 지능과 시각화 능력이 이미 사람의 수준을 넘어선 만큼, 이제는 'AI가 잘 일할 수 있는 UX/UI 디자인 시스템'을 갖추는 일이 중요해졌다는 설명이다.

이 전환은 개인의 작업 방식에 그치지 않는다. 유 교수는 “디자이너 한 명이 아니라 조직이 함께 일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전사적으로 변화해야 하는 시기”라며 “UX/UI 디자인 역시 AI-네이티브 방식으로의 업무 전환이 필수가 됐다”고 강조했다.

흩어지는 통찰을 ‘디자인 지능’으로...왜 LLM 위키인가

그가 가장 힘주어 설명한 개념은 'LLM 위키'다. LLM 위키는 오픈AI 공동 창립자 안드레이 카파시가 제안한 개념으로, 단순한 노트나 정보 수집을 넘어 대규모언어모델(LLM)이 직접 읽고 추론하며 스스로 구조를 확장하는 지능형 지식 저장소를 말한다.

기존 방식은 매번 프롬프트를 작성해 답을 얻은 뒤 활용하는 데 그쳐, 그 과정과 결과가 대화창 안에서 그대로 증발한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반면 AI 네이티브 디자인 시스템은 작업의 중심에 AI를 두고 거기서 나오는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해, 디자인 지식과 경험을 복리로 쌓아 올린다.

유 교수는 “매 프로젝트마다 흩어져 사라지는 디자인 통찰을, 복리로 쌓이는 '디자인 지능(Design Intelligence)'으로 전환하기 위해 LLM 위키 구축이 필수”라고 한 문장으로 압축했다.

잘 설계된 위키와 단순히 '메모를 쌓아둔 폴더'의 차이도 분명히 했다. 그는 “데이터를 아무렇게나 던져 넣으면 LLM은 무엇이 중요한지 파악하지 못하고, 불필요한 데이터를 읽느라 시간과 토큰을 소모한다”며 “맥락에도 나쁜 영향을 줘 출력 품질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해법으로는 불필요한 데이터를 덜어내고 정제된 데이터를 넣되, 일관된 원칙에 따라 구조화할 것을 제시했다.

왜 옵시디언·왜 마크다운인가

유 교수는 LLM 위키의 기반으로 메모 앱 '옵시디언(Obsidian)'을 꼽으며 세 가지 이유를 들었다. 첫째는 마크다운(MD)이다. 사람과 AI 모두 읽기 쉽고, LLM이 더 적은 토큰으로 빠르게 데이터를 읽어 추론 정확도까지 올라간다는 것이다.

둘째는 '로컬 우선(Local-first)'이다. 데이터가 내 기기의 마크다운 파일로 저장돼 소유권·보안·영속성이 보장되고, 클라우드 AI가 미공개 작업물을 학습에 흡수할 위험에서 자유로우며, 기업 고유의 브랜드 정체성과 지적 재산을 보호하며 축적할 수 있다. 셋째는 '연결 중심'으로, 위키링크와 그래프 뷰가 LLM 위키의 핵심인 '지식 그래프'를 그대로 구현한다.

어떤 데이터를 먼저 채워야 하는지도 짚었다. 유 교수는 “가장 먼저 인덱스(index)와 스키마(Schema), 규칙(Rule)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 문서들이 갖춰지면 LLM이 파일을 일관성 있게 생성·정리·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든 문서 최상단에는 YAML 프런트매터(제목·요약·태그·생성/수정일)로 문서의 정체성을 정의하고, 본문은 위키링크로 관계를 명시하면 AI가 본문을 다 읽기 전에도 중요도와 관련성을 즉시 판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구조화는 철학·원칙·방법론·조사 데이터처럼 추상적인 단계에서 구체적인 단계로 정리하는 방식을 권했다.

“진입 장벽 낮다”...시작과 팀 확장

진입 장벽은 생각보다 낮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복잡한 데이터베이스(DB)나 유료 클라우드 없이 로컬에서 무료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 교수는 “옵시디언을 설치하고 보관소(Vault)를 만든 뒤, 연결한 LLM에 스키마 초안을 작성해 달라고 요청하라”며 “보유한 UX 데이터를 마크다운 파일로 옮기고, LLM과 대화하며 구조와 저장 방식을 다듬어 스키마를 업데이트한 다음,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이 과정을 반복하면 된다”고 안내했다.

개인이 쌓은 위키를 팀·조직 단위로 확장할 때 고려할 점도 덧붙였다. 옵시디언의 유료 볼트 공유 기능을 활용하면 팀 단위로 유용하게 쓸 수 있지만, 자료 공유 권한의 범위를 미리 규정하고, 너무 많은 자료는 오히려 LLM의 사용성을 떨어뜨리는 만큼 프로젝트 단위로 활용할 분량의 가이드를 미리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격차는 복리로 벌어진다”

유 교수는 AI 네이티브 시스템을 구축한 디자이너와 그렇지 않은 디자이너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제 결과물의 경쟁력과 차별점은 'AI가 가진 범용 지식'이 아니라 'AI가 접근할 수 없는, 나만의 축적된 지식 체계'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시스템을 구축한 디자이너의 위키는 시간이 갈수록 복리로 깊어지지만, 그렇지 않은 디자이너는 매번 처음부터 재발견하며 범용 AI에 점점 종속될 수 있다”며 “이 격차는 시간이 흐를수록 복리로 벌어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업·팀·개인 모두 AI 네이티브 방식의 디자인 시스템을 잘 구축하는 것이 AI 경쟁 시대를 살아남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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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유훈식 교수는 오는 29일 열리는 '바이브 시대의 UX·UI : 2026 하반기 트렌드와 AI 네이티브 실무 전략' 세미나에서 'AI-Native UX/UI 디자인 - 디자이너를 위한 LLM Wiki 만들어야 하는 이유'를 주제로 발표한다. 이번 행사에는 김유정 서울대학교 박사, 이해든 숭실대학교 겸임교수, 황선윤 11번가 디자인담당 조직장도 함께 나선다. 자세한 정보는 행사 페이지(https://conference.etnews.com/conf_info.html?uid=497)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유은정 기자 judy6956@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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