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이제는 '일하는 로봇'을 준비해야 하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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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 모빈 대표.

바야흐로 로봇의 시대다. 이제 로봇은 더 이상 전시회나 연구실 안에만 존재하는 미래 기술이 아니다. 사람이 일하고 생활하는 공간 곳곳으로 들어오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의 결합은 과거 산업혁명에 준하는 수준의 변화를 만들어낼 것이며, 이는 더 이상 부정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최근 로봇 산업을 바라보는 관점도 달라지고 있다. 미디어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로봇은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유니트리의 'G1' 같은 로봇은 대중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며 로봇의 미래를 상징하는 것처럼 소비되고 있다. 물론 G1은 연구·개발용 플랫폼에 가까운 제품이라는 점을 감안할 필요는 있다. 그럼에도 해당 로봇의 페이로드가 3㎏ 수준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자연스럽게 질문이 생긴다. 과연 이 로봇은 실제 산업 현장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이런 점에서 최근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아틀라스'가 20㎏ 수준의 냉장고를 들어 옮기고, 피규어AI의 '피규어03'가 물류 현장에서 200시간 동안 25만개의 택배를 처리한 사례가 더 주목받는 것은 당연하다. 이 사례들은 로봇이 단순히 사람처럼 보이거나 움직이는 단계를 넘어 실제 노동을 대체하고 보완할 수 있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로봇의 미래는 현장에서 증명된다. 사람이 실제로 일하고 생활하는 공간에서 로봇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는지가 핵심이다. 로봇이 실제 산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도구가 되고 있음을 체감하게 만든다.

로봇의 확산을 바라보는 시선에 기대만 있는 것은 아니다. 로봇이 사람이 하던 일을 대체하면 기존의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걱정은 충분히 현실적이다. 그러나 기술의 역사를 돌아보면, 새로운 기술은 기존의 일을 없애는 동시에 새로운 일을 만들어왔다. 변화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변화에 어떻게 적응하고 준비할 것인가다.

로봇이 확산되면 단순히 로봇이 사람의 일을 대신하는 구조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로봇을 운영하고, 관리하고, 점검하고, 수리하고, 데이터를 분석하고, 현장에 맞게 서비스를 설계하는 새로운 역할들이 함께 생겨난다. 과거 자동차 산업이 수많은 연관 산업을 만들어냈듯이, 로봇 역시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형성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의 로봇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다. 하나는 실내 서비스 로봇이고, 다른 하나는 실외 서비스 로봇이다.

실내 서비스 로봇은 사람이 생활하고 일하던 공간에 들어오는 로봇이다. 이미 사람이 사용하도록 설계된 환경에서 동작해야 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실내 로봇은 점차 휴머노이드 형태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실외 서비스 로봇은 이동성과 현장 대응 능력이 핵심이다. 실외 환경은 실내보다 훨씬 복잡하다. 도로, 인도, 경사로, 턱, 비포장 구간, 날씨 변화, 보행자, 차량 등 수많은 변수가 존재한다. 따라서 실외 서비스 로봇은 얼마나 안정적으로 이동하고, 얼마나 오래 운행하며, 얼마나 안전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특히 이동성이 중요한 실외 환경에서는 바퀴가 가장 효율적인 이동 방식이다. 바퀴는 에너지 효율, 속도, 구조적 안정성, 유지보수 측면에서 강점을 갖고 있으며, 장시간 반복 운행이 필요한 서비스 로봇에 적합하다.

실외 서비스 로봇 분야에서 현대자동차로부터 육성·분사한 스타트업 모빈은 바퀴에 혁신을 더해 이동 로봇의 확장성을 높인 대표 사례다. 모빈은 세계 최초·유일의 바퀴만으로 장애물을 극복하는 로봇 기술과 실내·외, 주·야간 안정적인 자율주행 기술을 기반으로 D2D 배달로봇 서비스, 순찰로봇, 안전로봇 등을 상용화해왔다.

인력 부족과 고비용 문제에 직면한 선진국 시장에서는 이러한 실외 서비스 로봇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모빈은 국내 상용화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선진국 시장에서도 실증을 진행하며, 로봇이 현실적인 산업 솔루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로봇은 이미 우리 곁으로 들어오고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산업과 일상 속에서 사람과 함께 일하게 될 것이다. 결국 다가오는 로봇 시대의 주도권은 보여주는 로봇이 아니라 일하는 로봇을 제대로 개발하고 검증하는 기업 그리고 일하는 로봇과 함께할 준비를 갖춘 사회가 가져가게 될 것이다.

최진 모빈 대표 choi_jin@mobin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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