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연구진이 돼지의 간과 신장을 동시에 사람에게 이식하는 수술을 진행했으며, 이식된 장기들은 5일 동안 정상적으로 작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9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광시의과대학 제2부속병원 연구팀은 뇌사 판정을 받은 환자에게 돼지의 간과 양쪽 신장을 동시에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시도는 동물 장기를 사람에게 여러 개 이식한 세계 최초 사례로, 향후 이종 장기이식 분야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술을 받은 53세 남성의 체내에서 이식 장기들은 약 5일간 기능을 수행했으며, 이후 유가족의 요청에 따라 실험은 마무리됐다.
연구진은 지난달 29일 의학 학술지 '메드(Med)'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돼지의 간 전체와 양측 신장을 사람에게 이식하는 방식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초기 결과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실험을 통해 향후 의료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는 면역학적·대사학적 특성에 대한 기초 자료도 얻었다고 덧붙였다.
돼지는 장기 크기와 대사 체계가 인간과 비슷한 데다 종(種) 간 감염 우려가 상대적으로 낮아 이종 장기 공여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감염 가능성과 면역 거부 반응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2024년에는 미국과 중국 연구진이 이 분야에서 의미 있는 연구 성과를 잇달아 발표했다.
대표적으로 뇌사자에게 돼지 간을 이식한 첫 사례와 생존 환자에게 돼지 간 및 신장을 이식한 최초의 사례가 보고됐다.

그동안 돼지 장기의 인체 이식은 대부분 단일 장기에 집중돼 왔다. 여러 장기를 동시에 옮기는 경우 수술 과정이 훨씬 복잡해지고 면역 거부 위험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에서 광시의과대학 연구팀은 거부 반응을 최소화하기 위해 돼지 간에서 특정 유전자 3개를 제거했으며, 혈전 형성 위험을 낮추기 위해 인간 유전자 3개를 추가로 삽입했다.
수술 대상자는 원래 중증 신장 질환을 앓고 있었으나 간 기능은 정상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험에 사용되기 전 해당 간은 실제 환자에게 이식돼 활용됐다.
연구 결과, 이식된 돼지 간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의 간과 더욱 유사한 형태적 특징을 보이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다장기 이종 이식의 안전성과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으며, 앞으로 뇌사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