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장석복)은 자폐증 핵심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을 찾았다고 9일 밝혔다.
김은준 시냅스 뇌질환 연구단장(KAIST 생명과학과 석좌교수)팀이 뇌 내 특정 물질(글리신)을 조절하는 약물로 자폐증 생쥐 모델 행동 증상을 개선하고, 생쥐 모델과 인간 뇌 오가노이드 모두에서 신경 기능 회복 효과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자폐증 발병 기전 대표 가설 중 하나인 'NMDA 수용체 기능 저하'에 주목했다. NMDA 수용체는 뇌 신경세포가 신호를 주고받을 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다. 이 수용체의 기능 저하는 자폐증을 비롯해 조현병, 지능 장애, 펠란-맥더미드 증후군(발달 지연, 지적 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는 유전자 이상 관련 유전질환) 등 다양한 뇌신경질환과 연관됐다.

NMDA 수용체는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탐산·글리신이 함께 결합해야 활성화된다. 주변 글리신 농도에 따라 활성이 달라질 수 있다. 연구진은 이 점에 착안해 글리신 양을 조절하면 약해진 NMDA 수용체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연구진은 대뇌 피질과 해마 등 인지 기능 관련 영역에 주로 존재하는 글리신 수송체 Slc6a20a를 표적으로 삼았다.
연구진은 NMDA 수용체 기능이 저하된 것으로 알려진 자폐증 및 펠란-맥더미드 증후군 모델 생쥐의 뇌에 Slc6a20a를 억제하는 ASO(이하 Slc6a20a-ASO)를 주사했다. 그 결과, 4주 후 생쥐의 NMDA 수용체 기능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다. 또 다른 쥐와 어울리지 못하던 사회성 문제와 과도하게 털을 고르는 행동(그루밍)이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특히 행동 개선 효과는 단 한 번의 주사 후 8주가 지난 뒤에도 관찰돼 장기간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음을 보였다.
아울러 뇌 신호가 오가는 연결 부위인 시냅스의 단백질 기능 조절 상태를 분석한 결과, 약물 투여 후 개별 단백질 수준을 넘어 단백질 기능 전반이 정상화된 것을 확인했다.
이런 신경 기능 회복 효과는 인간 대뇌 피질 오가노이드에서도 확인됐다.
교신저자인 김은준 단장은 “이번 연구는 글리신 조절 약물(Slc6a20a-ASO)을 통해 자폐증 모델 생쥐의 행동 증상 개선과 생쥐 및 인간 대뇌 오가노이드의 신경 기능 회복을 확인한 성과”라며 “향후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핵심 증상을 겨냥한 치료제 개발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온라인 판에 5월 29일 게재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