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 노조가 오는 10일 4시간 부분 파업에 돌입하기로 하면서 노사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카카오 본사 노조의 첫 파업인 데다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의 2시간 부분 파업보다 수위가 높아 쟁의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파업이 장기화하면 투자 심리와 인공지능(AI) 경쟁력 확보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 유니언)는 오는 10일 4시간 부분 파업에 나서고 판교 집회를 연다고 1일 밝혔다. 카카오 본사 노조의 첫 파업이다.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가 2시간 부분 파업을 시작했던 것과 비교하면 파업 수위가 더 높다.
부분 파업은 하루 중 일부 시간에 일부 조직이나 업무만 중단하는 방식이다. 전면 파업보다 서비스 운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사측을 압박하는 효과는 낼 수 있다. 카카오 노조는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 파업 당시 일주일마다 '2시간 부분 파업→4시간 부분 파업 및 집회→하루 전면 파업' 순으로 파업 수위를 높이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번에도 비슷한 단계적 압박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노조는 1일 “즉각적인 전면 파업이 아닌 4시간 부분 파업을 진행하고 추후 교섭 상황에 따라 파업 수위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노조가 4시간 부분 파업을 하더라도 당장 카카오톡 등 핵심 서비스 운영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가 서비스 운영을 위한 필수 인력을 확보했고, 업무 자동화 수준도 높기 때문이다. 다만 노사 갈등이 장기화하면 최근 주가 약세를 겪는 카카오의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성장 모멘텀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노사 갈등이 표면화한 시점에 카카오 주가도 약세를 보였다. 카카오 노조가 판교역 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연 지난달 20일 카카오 주가는 3.49% 하락했다. 지난달 28일 카카오 본사와 노조의 조정이 결렬됐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장중 주가는 3만85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카카오는 5000만명이 쓰는 카카오톡을 핵심 서비스로 두고 있어 서비스 안정성이 중요하다. 노조가 전면 파업에 나서면 대규모 트래픽을 처리해야 하는 카카오톡 특성상 서비스 운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는 2022년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 이후인 2024년에도 메시지 수발신 지연과 로그인 오류 등 접속 장애를 겪은 바 있다. 카톡은 화재 당시 국가핵심기반시설 지정이 검토될 정도로 국민 생활과 밀접한 서비스로, 장애 자체가 국민생활에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파업으로 인력이 빠듯하게 운영되면 예기치 못한 장애 대응에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
카카오 노사는 성과급 재원 규모와 산정 기준을 두고도 이견을 보이고 있다. 협상 결과에 따라 향후 실적이나 투자 여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조는 500만원 상당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과 별도로 영업이익 10% 이상을 성과급으로 요구했고, 사측은 RSU를 포함해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 계산으로도 노조 안은 약 627억원, 사측 안은 약 440억원의 재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같은 성과급 재원 규모가 커지면 카카오의 인프라 투자 등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노사 갈등이 장기화하면 기업 경쟁력에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조속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당장은 부분 파업이라 서비스에 영향은 없겠지만, 미래 성장 모멘텀 차원에서는 기업 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 “노조가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과도하게 요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노사 협의가 시급히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