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도 착용 장치도 없다...60GHz 레이더가 바꾸는 병원과 요양시설의 풍경

요양시설 야간 근무 간호사 한 명이 담당하는 병실은 평균 수십 개에 달한다. 낙상이 발생해도 즉각 발견하기 어렵고, 카메라를 설치하면 환자 사생활이 문제가 된다. 호출 버튼은 의식을 잃은 환자에게는 무용지물이다. 돌봄 현장이 오랫동안 안고 있던 이 딜레마를 기술로 풀겠다고 나선 기업이 있다.
하이퍼네트워크 김지연 대표는 기존 모니터링 기술은 카메라 기반이거나 환자가 직접 장치를 착용해야 하는 방식이었다며, 사생활 침해와 착용 불편이라는 두 가지 벽을 동시에 넘는 방법을 찾다가 60GHz 레이더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하이퍼에이전트(HyperAgent)는 60GHz 레이더 기반 비접촉 센싱 기술과 AI 분석을 결합한 스마트 헬스케어 모니터링 솔루션이다. 병원, 요양시설, 공공 돌봄 현장에서 카메라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환자나 고령자의 재실 여부, 움직임, 수면 패턴, 장시간 미활동, 이상징후 등을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다. 기존 시스템이 사생활 침해 우려와 착용 불편이라는 벽에 막혀 있었다면, 하이퍼에이전트(HyperAgent)는 프라이버시 보호와 지속적인 안전관리를 동시에 실현하는 방식으로 설계된 점이 특징이다.
의료 현장에 맞는 센서를 찾는 과정에서 여러 기술을 검토했다. 카메라는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가 있고, 적외선은 미세한 생체 신호 감지에 한계가 있었다. 초음파는 근거리·단방향 감지에 그쳐 넓은 공간을 커버하기 어려웠다. 반면 60GHz 레이더는 영상 데이터를 생성하지 않으면서도 호흡·심박·미세 움직임을 24시간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기 때문에, 프라이버시를 지키면서 야간 돌봄 공백까지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지였다.
낙상이 발생하거나 장시간 움직임이 없는 이상 상황이 감지되면 즉시 보호자나 의료진에게 자동 알림이 전송된다. 뿐만 아니라 수면 중 호흡 패턴 변화나 심박 이상 징후도 포착할 수 있어 선제적 건강 이상 탐지까지 가능하다. 요양시설 간호사 한 명이 밤새 여러 병실을 순회해야 했던 구조에서, 하이퍼에이전트(HyperAgent)가 상시 감시 역할을 맡음으로써 인력 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다. 실제로 요양시설 담당자들이 '이런 서비스가 필요했다'고 먼저 얘기하기도 했다.
정부 지원 R&D 과제를 통해 기술 성능을 체계적으로 검증했다. 과천시립요양원과의 PoC(기술 검증)를 비롯해 여러 지자체 실증 사업에 참여하며 실제 현장에서의 효과성을 확인했고, 이 과정에서 국내 투자 유치도 성사되며 기술성과 시장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단순히 기술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원칙이다.
현재 요양시설·지자체 돌봄 현장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향후 병원 중증 환자 모니터링·응급실·수술 후 회복실 등 스마트병원 인프라로 확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축적된 생체·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측형 건강 관리와 의료데이터 사업으로도 발전시킬 계획이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GCC 시장을 글로벌 진출의 첫 번째 거점으로 삼고 있다. GCC 국가들은 스마트병원·디지털 헬스케어 인프라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동시에 이슬람 문화권 특성상 환자 프라이버시 보호 요구가 높아 카메라 기반 시스템 도입이 어려운 환경이다. 카메라 없이 비접촉 모니터링이라는 하이퍼에이전트(HyperAgent)의 핵심 가치가 이 시장에서 구조적 강점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해, 현지 파트너십·PoC·투자 협력 등 다양한 협력 모델을 검토 중이다.
고령자 안전, 환자 모니터링, 돌봄 인력 부담 완화, 프라이버시 보호까지 한 번에 해결하는 AI 기반 스마트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기술은 결국 사람을 향해야 한다는 믿음에서 시작한 만큼, 누군가의 일상을 바꾸고 생명을 지키는 기술을 만들고 싶다.
하이퍼네트워크는 2024년 8월 법인 설립 이후 이화여자대학교 캠퍼스타운 사업 선정, 한양대기술지주회사 투자 유치를 거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하드웨어 설계부터 AI 알고리즘까지 100% 자체 개발하는 15년 차 전장·AI 베테랑 5인이 있다. 이들은 사생활 노출 걱정 없는 '카메라 없는 환자 안전 모니터링' 기술을 앞세워, 국내 돌봄 현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하고 있다.

유은정 기자 judy6956@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