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 권일룡 포도 대표 “구글 하청기지 머물러선 안 돼…위기를 기회로 봐야”

Photo Image
권일룡 포도 대표

“이번 고정밀지도 반출 승인을 위기가 아닌 '새로운 차원의 기회'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 공간정보 업계가 단순히 구글에 데이터를 공급하는 '하청 기지'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권일룡 포도 대표는 지난 2월 정부가 구글에 축척 1대5000의 고정밀지도 해외 반출을 결정한 것에 대해 국내 공간정보 산업계가 새 기회로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정밀지도 반출로 국내 공간정보 산업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지적과 달리, 고정밀지도 반출을 국내 공간정보 기업의 체질 개선과 세계 시장 진출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권 대표의 의견이다.

권 대표는 “구글이 국내에서 제대로 된 고정밀 지도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품질을 유지하려면, 국내의 역량 있는 공간정보 기업과 기술적 협력이 불가피하다”며 “거대한 융합 생태계 위에서 데이터 가치와 분석 기능을 유연하게 확장하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걸맞은 독자적인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포도는 2011년 설립한 공간정보 기업이다. 공간정보 분야의 다양한 사업을 수행하면서 자율주행 플랫폼, 에그테크 플랫폼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에스피에이치(SPH)와 함께 구글 맵스 플랫폼을 유통한다.

권 대표는 국내 공간정보 산업이 탄탄한 디지털 트윈 인프라와 고품질 공간정보 데이터를 보유한 만큼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구글의 고정밀지도 반출로 당장 산업 생태계가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도 데이터는 살아있는 생물과 같아서 실시간에 가까운 로컬 데이터의 갱신과 정밀 보정이 필수적”이라면서 “공간정보 시장 생리를 보면 구글이 고정밀지도를 반출해 갔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국내 서비스를 독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구글이 독점적 지위를 활용해 불공정 거래 행위 등을 한다면 이에 대해서는 법이나 정책으로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 대표는 “구글이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불공정 거래 행위를 하거나 과도한 API 비용 인상으로 국내 생태계를 교란하지 못하도록 정부 당국이 강력한 상시 모니터링 체계와 법적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국내 공간정보 산업의 경쟁력이 분명하지만 약점도 있다고 봤다. 특히 정부 발주와 지도 제작 중심의 산업 구조를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대표는 “국가 발주 사업으로 데이터는 정말 많이 구축하는데 정작 시장이나 대중이 원하는 '수요자 중심 플랫폼이나 서비스'는 우리 손으로 만들지 못하고 있다”면서 “여전히 '데이터 구축 중심'과 '정부 발주 의존형' 구조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국내 공간정보 산업의 가장 큰 구조적 한계”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정부가 공간정보 산업 정책의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자율주행, 디지털 트윈, 드론·도심항공교통(UAM)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국가 차원 공간정보 통합 데이터센터', 민간 SaaS 플랫폼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지원과 공공 조달 문턱 완화, 농업·교통·환경·재난안전 등 이종 산업과 공간정보를 결합하는 융합 R&D 생태계 조성을 주문했다.

권 대표는 “정부가 지난 수십년간 아주 비옥하고 좋은 데이터 토양을 만들어줬다”면서 “이제는 그 위에서 '공간정보 전용 데이터 센터'라는 든든한 기둥을 세우고, 우리 기업이 세계적인 소프트웨어(SW) 나무로 자라도록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