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림축산식품부가 국민주권정부 출범 1주년을 맞아 전북 순창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현장을 공개했다. 정부는 농어촌 기본소득 확대와 K-푸드 수출, 농지 전수조사, 농업·농촌 인공지능(AI) 전환 등을 지난 1년 주요 농정 성과로 꼽았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28일 순창군 유등면과 풍산면 일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현장간담회에서 “농촌에 가보면 물건을 살 가게조차 없다”며 “사람이 떠나니까 가게가 없어지고 다시 사람이 떠나는 악순환을 바꾸기 위한 정책 실험이 농어촌 기본소득”이라고 말했다.
그는 “면 지역에서 돈을 써야 새로운 창업으로 연결되고 서비스와 돌봄도 생긴다”며 “지역 안에서 소비가 순환하면서 일자리와 생활 편의가 만들어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을 살리고 소멸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사회 실험”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시행 중인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대상지 인구는 사업 전보다 4.7% 증가했다. 청년 인구 증가율은 6.2%로 더 높았다. 기본소득 사용 가맹점 수는 13.5% 늘었고 신규 창업은 437곳으로 집계됐다. 전입자의 43%는 수도권과 인근 대도시 출신이다.
이날 기자단은 유등면 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순창곳간'과 이동장터 운영 현장을 둘러봤다. 주민들은 사업 초기에는 기본소득 사용처를 읍내까지 확대해달라는 요구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지역 안에서 소비를 순환시켜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윤택 유등면 사회적협동조합 대표는 “카페와 곳간을 기반으로 앞으로 음식점 사업까지 확대할 계획”이라며 “지역에서 수익을 만들고 다시 지역에 환원하는 구조를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유등면 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순창곳간은 지역 축산물과 생활용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현재 하루 평균 매출은 100만원 수준이다. 외지 주문도 조금씩 늘고 있다. 유등카페 관계자는 “예전에는 외부 사람들이 와도 돈을 쓸 공간이 거의 없었는데 지금은 카페와 곳간을 찾는 유동인구가 늘었다”며 “최근에는 집과 땅을 알아보는 사람들도 체감될 정도로 많아졌다”고 말했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유등면 기본소득 사용처는 현재 21곳 수준이다. 주민들은 생활밀착형 사용처가 농협마트와 순창곳간 정도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귀농·귀촌 수요가 늘고 있지만 농림지역 규제와 인력 부족 문제도 여전히 한계로 꼽혔다.

송 장관은 기본소득 사업 지속 가능성과 관련해 “재생에너지 전환을 통해 재원을 일부 스스로 만들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하고 있다”며 “지역 공동체 사업이 외부 판매까지 확대되면 자립 기반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이날 기본소득 외에도 K-푸드 수출 확대와 먹거리 돌봄 정책을 주요 성과로 소개했다. 지난해 K-푸드 수출은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농식품부는 올해 목표를 160억달러로 잡고 검역 협상과 권역별 홍보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
먹거리 돌봄 정책도 확대했다. 농식품 바우처 지원 대상은 16만가구로 늘렸고 '천원의 아침밥' 사업은 산업단지 근로자까지 확대했다. 중단됐던 임산부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와 어린이 과일 간식 사업도 올해 재개했다.
농식품부는 이날 기본소득 외에도 농지 전수조사 착수와 농업·농촌 AI 대전환 전략, 영농형 태양광 확대, 온라인도매시장 활성화 등을 정부 출범 1년 주요 성과로 제시했다. 특히 올해 5월부터 전국 농지 전수조사에 착수했고 AI·로봇 기반 농업AX 플랫폼 구축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연내 '2035 농업·농촌 에너지 대전환 로드맵'도 마련할 계획이다.
송 장관은 “기본소득은 단순 현금 지원이 아니라 지역의 소비·돌봄·창업 구조를 바꾸는 사회 실험”이라며 “연내 법 제정을 통해 시범사업이 아닌 제도 사업으로 안착시키겠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