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AI·태아·오가노이드 등 의식 존재 단정 어려워...충분한 검토 필요'

동물, 인공지능(AI), 태아, 오가노이드 등 다양한 존재가 의식을 가졌다는 주장이 확산되는 가운데, 우리 연구진이 이런 주장들의 과학적 근거를 비판적으로 검토한 연구를 발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직무대행 김영덕)은 하콴 라우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장, 캐나다 몬트리올대의 빈센트 타셰로-뒤무셸 교수, 조세프 르두 미국 뉴욕대 명예교수 공동연구팀이 현 의식 연구의 방법론적 한계를 지적하고, 새로운 방향을 제안했다고 26일 밝혔다.

최근 'AI도 의식을 가질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각계에서 활발하고, AI 모델이 주관적 경험을 느낄 수 있는 능력, 즉 '감응성'을 지닐 가능성을 언급한다. AI 권리·복지 문제까지 논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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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논쟁은 AI에 국한되지 않아, 최근 발표된 '뉴욕 동물 의식 선언'은 포유류·조류뿐 아니라 곤충과 연체동물까지도 의식적 경험을 지닐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태아, 뇌 오가노이드가 의식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어진다. 이 같은 문제는 동물 복지, AI·생명 윤리와 맞닿아 있으며, 이들을 '도덕적 고려 대상'으로 봐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으로도 이어진다.

연구진은 이런 주장들이 실제 어떤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는지에 대해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많은 실험 방법들이 '의식적 경험'과 '일반적인 지각·인지 처리'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방법론적 한계에 주목했다. 기존 실험 결과들이 실제 의식적 경험을 반영하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 정보 처리 과정을 보여주는 것인지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더욱이 연구진은 이 같은 한계가 동물·AI·태아·오가노이드 등 서로 다른 대상의 의식 여부를 판단할 때 일관된 기준을 적용하기 어렵게 만들고, 때로 상충되는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진은 신경심리학적 임상 사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예컨대 '맹시'는 시각피질 손상으로 시각 자극에 대한 의식적 경험이 사라진 상태다. 그러나 실제 맹시 환자는 장애물을 자연스럽게 피해 걸을 수 있다. 반측 무시(뇌 손상 후 한쪽 공간 대상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증상) 환자도 손상 시야 대상을 의식적으로 보지 못하면서도, 해당 정보가 이후 행동·반응에 영향을 미치는 양상을 보인다. 연구진은 이런 사례들이 의식적 경험과 정보 처리가 서로 분리될 수 있음을 보여주며, 두 과정을 구분해 연구할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교신저자 하콴 라우 IBS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장은 “기존 연구들이 '의식이 있다, 혹은 없다'는 답을 내는 데 집중해 왔다면, 이번 연구는 그 답이 도출되는 방식 자체가 타당한지를 다시 검토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의식 연구의 많은 이론들이 다양한 실험 결과로 지지 받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결과가 실제로는 의식 자체가 아니라 일반적인 정보 처리를 반영한 것일 수 있어, 이론들이 의식을 설명한다고 단정하기는 아직 어렵다”며 “어떤 존재가 의식을 가지는지에 대한 논의가 윤리·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가지는 만큼, 그 판단의 근거가 되는 과학은 더 엄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뉴런'에 27일 게재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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