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이주하세요”… 인구 36만명, 수몰 위기 처한 '이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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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침수된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프렌치 쿼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가 이르면 이번 세기 안에 바다에 둘러싸여 사실상 수몰될 수 있다는 충격적인 분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혼란을 막기 위해 지금부터 계획적인 도시 이전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서스테이너빌리티(Nature Sustainability)에 발표된 최근 분석 보고서를 인용해 루이지애나 해안 지역 해수면이 향후 3~7미터가량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남아 있는 습지의 약 75%가 소실되고, 해안선이 내륙으로 최대 100km까지 후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인구 36만명의 도시 뉴올리언스는 해수면보다 지형이 낮은 분지 구조인 데다, 빠르게 축소되는 삼각주 한가운데 위치해 있어 원래도 해수면 상승에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다.

그간 도시를 둘러싼 습지가 허리케인과 폭풍 해일을 막아주는 천연 완충지대 역할을 해왔으나, 무분별한 개발과 석유·가스 산업을 위한 운하 준설, 강 제방 건설 등으로 인해 퇴적물 공급이 끊기면서 습지가 급격히 감소했다. 실제로 1930년대 이후 루이지애나주에서 사라진 습지 면적만 약 2000제곱마일(약 5,180㎢)에 달한다.

논문 저자들은 “해당 지역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지점(point of no return)'을 넘어섰다”고 진단하며, 세기말 이전에 뉴올리언스가 멕시코만에 완전히 둘러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뉴올리언스 북쪽에서는 약 12만 5000년 전 형성된 고대 해안선이 발견됐다. 당시 해수면은 현재보다 최소 3미터(10피트) 높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저자인 툴레인 대학교의 토르비에른 퇴른크비스트 지질학 교수는 “미래에 해수면은 그 높이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내다봤다.

지역 주민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감소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5년 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강타한 이후 도시 인구의 약 25%가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강력한 폭풍이나 홍수가 발생할 때마다 인구 유출이 급증하는 '계단식 이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자발적 이주가 어려운 빈곤층이다. 전문가들은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관리된 이주' 계획이 없을 경우, 부유층이 먼저 떠나고 빈곤층만 남게 되는 '재앙적 각자도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성공적인 사례로 스웨덴 북부의 키루나시를 거론했다. 이 도시는 광산 개발로 지반 침하 위기를 겪자 지난 2004년 주민 투표를 거쳐 2035년까지 도시 전체를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킬 계획이다. 여기에는 100년이 넘는 교회 등의 문화유산을 통째로 이동시키는 계획도 포함됐다.

퇴른크비스트 교수는 “인구가 줄어들면 세수가 감소하고 공공서비스가 악화되며, 주택 가치 폭락과 보험료 폭등으로 이어져 기존의 사회적 불평등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뉴올리언스가 직면한 위기는 이번 세기 내에 전 세계 모든 해안 도시들이 겪게 될 미래의 거울”이라며, “지금이라도 지속 가능한 개발과 해안 복원을 결합한 선제적 이주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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