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 인근 산호초 사이에서 완벽한 위장술을 펼치고 있던 털복숭이 신종 물고기가 발견됐다.
21일(현지시간) CBC 등 외신에 딸면 호주 국립박물관 및 캘리포니아 과학 아카데미 소속 어류학자인 그레이엄 쇼트 연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어류 생물학 저널(Journal of Fish Biology)'을 통해 신종 유령실말(ghost pipefish) 학계에 정식 보고했다.

새롭게 인정된 신종 물고기의 학명은 '솔레노스토무스 스너플라파거스(Solenostomus snuffleupagus)', 애칭은 '스너피(Snuffy)'다. 유명 TV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의 털매머드 캐릭터 '미스터 스너플루파거스'에서 이름을 따왔다.
이 신종 물고기가 처음 포착된 건 무려 23년 전인 2003년이다. 데이비드 하라스티(David Harasti) 연구원이 파푸아뉴기니 다이빙 탐사 중 처음 발견했으나, 워낙 숨바꼭질에 능해 정식 연구를 위한 개체를 다시 확보하기까지 20년이 넘는 세월이 걸렸다.

극적인 반전은 2021년에 찾아왔다. 호주 산호초 지대인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에서 이 물고기를 목격했다는 스쿠버 다이버들의 제보를 받고 출동한 연구팀은 두 번째 다이빙 만에 극적으로 포착에 성공했다. 쇼트 박사는 “물속에서 서로 하이파이브를 하고 껴안으며 소리를 지를 정도로 기뻤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신종 물고기는 주황빛이 도는 갈색 몸통과 온 몸을 덮은 이끼 같은 긴 필라멘트(털) 조직, 그리고 코끼리처럼 길게 늘어진 주둥이가 특징이다. 이를 통해 붉은 해조류 사이에 숨어 완벽히 위장하고 있어 다시 찾는 데만 20년 이상이 걸렸다.
미스터 스너플루파거스와 닮은 생김새지만, 크기는 전혀 다르다. 신종 물고기의 몸 길이는 4~5cm 정도로, 무선 이어폰 한 쪽 정도 되는 매우 작은 몸집을 가졌다.
귀여운 외모와 달리 '육식성 포식자'로 알려졌다. 앞서 밝혀진 유령실말류는 주로 소형 새우 같은 갑각류만 먹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연구팀이 CT 스캔을 통해 이들의 위를 분석한 결과 소형 물고기의 뼈 잔해들이 선명하게 발견됐다.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해양생물학자 밀턴 러브 박사는 “인간에게 귀엽게 보이는 이 모든 신체적 특징들이 사실은 자연선택을 통해 살아남기 위해 최적화된 무기”라고 설명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