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대법원장, 실업 청년에 혐오 발언…가상 정당 '바퀴벌레당' 세워

인도 사법부 수장이 사회 운동에 뛰어든 실업 청년을 두고 '바퀴벌레', '기생충' 등 혐오 발언을 쏟아내자, 이에 대한 반발로 탄생한 가상의 정당 '바퀴벌레당'이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이번 사태는 수리야 칸트 인도 대법원장의 발언이 발단이 됐다. 그는 지난주 재판 청문회 과정에서 실업 상태의 청년들이 언론계나 사회 운동에 뛰어드는 현상을 “바퀴벌레나 기생충”이라고 비유해 도마 위에 올랐다.
논란이 커지자 칸트 대법원장은 “인도 청년 전체가 아니라 '가짜 학위'를 가진 이들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이미 해당 발언은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확산하며 분노와 조롱을 자아냈다.
온라인에는 정치권 인사를 풍자한 '바퀴벌레 인민당(Cockroach Janta Party · CJP)' 밈(meme·유행 콘텐츠)이 등장했다. 2014년부터 집권해 온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인도 인민당(Bharatiya Janata Party · BJP)을 풍자한 가상의 정당이다.

CJP는 공식 정당이 아니지만, 실업자나 만성적인 온라인 중독자, '전문적으로 신랄하게 비판할 수 있는 독설가' 등을 입당 조건으로 내세우며 풍자 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아이디어를 낸 인물은 정치 커뮤니케이션 전략가이자 현재 보스턴 대학교에 재학 중인 아비지트 딥케(30)다. 과거 인도의 반부패 운동에서 탄생한 '아암 아드미당(AAP)'에서 활동했던 그는 “단순한 농담으로 시작한 플랫폼이 이토록 커질 줄은 몰랐다”고 밝혔다.
단 며칠 만에 CJP는 온라인 설문지를 통해 수만 명의 서명을 모았고, #MainBhiCockroach(나도 바퀴벌레다)라는 해시태그를 유행시켰으며, 야당 지도자들의 지지를 얻었다. 야당 지도자인 아킬레시 야다브는 엑스(X·옛 트위터)에서 “BJP 대 CJP”라는 글을 올리며 이 운동을 지지했다.
현재 CJP의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워는 1000만 명을 돌파했다. 당원 수 기준 세계 최대 정당으로 알려진 BJP 공식 계정(팔로워 약 870만 명)을 제친 수치다.
CJP의 엑스 계정은 약 20만 명의 팔로우를 보유했으나 인도에서 차단됐다. 그러나 차단 몇 분 만에 새로운 계정을 발표하며 “바퀴벌레가 돌아왔다. 우리를 없앨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냐”라며 차단 조치를 조롱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