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전투기가 흑해 상공에서 비무장 상태로 정찰 중이던 영국 공군 정찰기를 상대로 근접 비행을 감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20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영국 국방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달 흑해 공역에서 러시아 Su-35 전투기와 Su-27 전투기가 영국 공군 RC-135W '리벳 조인트' 정찰기를 향해 여러 차례에 걸쳐 위험한 비행을 펼쳤다”고 밝혔다.
국방부에 따르면 러시아 Su-35 전투기는 영국 정찰기에 극도로 밀착, 이 과정에서 난기류가 발생해 영국 정찰기의 비상 시스템이 작동하고 자동 조종 장치가 해체되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비슷한 시기 러시아의 또 다른 전투기 Su-27이 영국 정찰기 앞으로 불과 6m 거리까지 접근하는 초근접 저공비행을 6차례 반복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표적이 된 RC-135W 리벳 조인트는 영국 공군 제51비행대대가 운용하는 핵심 감시정찰기로, 첨단 센서를 통해 전자기 스펙트럼 전반의 신호를 포착·분석해 실시간으로 전략 정보를 제공하는 임무를 수행 중이었다.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은 즉각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은 국제 영공에서 비무장 항공기를 겨냥해 러시아 조종사들이 저지른 무모하고 용납할 수 없는 도발 행위”라고 강하게 규탄하는 한편 “이러한 군사적 도발은 자칫 심각한 충돌 사고나 걷잡을 수 없는 정세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힐리 장관은 위기 상황 속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한 영국 공군 승무원들의 대처를 높이 평가하며 “러시아의 어떠한 위협과 침략 행위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과 영국의 안보 의지를 꺾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흑해 상공에서 러시아가 영국 정찰기를 도발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2년 9월에는 러시아 전투기가 지상 관제소의 모호한 명령을 오인해 영국 리벳 조인트 정찰기를 향해 미사일 2발을 발사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러시아 측은 '기술적 결함'이라고 주장했으나, 오작동이 아닌 미사일 자체가 빗나간 것으로 밝혀졌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