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에 기름값 67조 날린 미국인들…“연말까지 지속땐 258조 더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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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의 한 주유소에서 시민이 차에 주유를 하고 있다. 사진=AFP

미국과 이란의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미국 소비자들의 연료비 부담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개전 이후 미국인들이 휘발유와 디젤 구매에 추가로 지출한 금액만 450억달러(약 67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 가격 정보업체 오피스(OPIS) 가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 2월 말 전쟁 발발 이후 미국인의 휘발유·디젤 구매 비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0억달러 증가했다.

이는 이란이 에너지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고, 미국이 대이란 해상 봉쇄로 맞서면서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다. 전쟁 직전 갤런당 평균 3달러를 밑돌던 미국 휘발유 가격은 전쟁 이후 50% 이상 올라 평균 4.5달러를 넘어섰다.

JP모건은 휘발유 가격이 올해 말까지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경우 미국인들이 지난해보다 총 1720억달러(약 258조원)를 더 부담해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고유가에 따른 물가 부담은 저소득층에 집중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연구소에 따르면 중산층과 고소득층의 항공·숙박·관광 지출은 증가했지만, 저소득층 가구의 관련 소비는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국은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대만은 가동을 멈췄던 석탄 화력발전소를 다시 운영하기 시작했고, 한국도 지난달 석탄 발전량을 3분의 1 이상 늘렸다.

유럽에서는 이탈리아가 장기적인 에너지 충격에 대비해 석탄 화력발전소를 비상 대기 상태로 전환했다. 주요 공급항인 호주 뉴캐슬 항구의 석탄 현물 가격 역시 전쟁 발발 이후 12% 급등했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탄소중립 정책에 역행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에너지 안보를 위한 단기 대응이 장기적인 탈탄소 정책을 흔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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