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HVAC 경쟁력 '韓 우위'…中 추격 변수는 시장 급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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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HVAC 솔루션

중국이 TV·전기차·로봇 등 산업 전반에서 약진하고 있지만, 냉난방공조(HVAC) 시장은 한국 우위가 이어질 것이란 게 중론이다.

다만, HVAC 시장 급성장으로 공급망 다각화 필요성이 높아지면 중국이 추격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글로벌 HVAC 시장 강자는 일본과 미국으로 분류된다. 일본 다이킨과 미국 캐리어, 아일랜드에 본사가 있는 존슨 컨트롤스 등은 HVAC 분야에서 100년 이상의 업력을 축적, 막강한 경쟁력을 확보했다. 다이킨은 HVAC 연간 매출만 4조엔(약 37조7600억원) 이상이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일본과 미국 기업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양사는 지난해 각각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 플랙트와 노르웨이 온수 솔루션 기업 OSO를 인수하며 HVAC 사업 역량을 강화했다.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수주를 확대, 시장 입지를 넓히고 있다.

중국 HVAC 산업 경쟁력은 위협적이지 않다는 평가다. 에어컨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중국 마이디어와 하이얼 등이 HVAC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은 미약한 것으로 파악된다.

HVAC 산업에서는 중국 특유의 저가 공세가 통하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HVAC는 기업간거래(B2B) 업종으로, 규모의 경제를 기반으로 원가를 낮춰 시장을 잠식하는 중국 기업 전략이 통용되지 않는다. 대형 빌딩이나 산업 시설에 설치되는 공조 시스템은 신뢰성이 핵심으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수주를 확보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또, 인공지능(AI) 핵심 인프라인 대규모 데이터센터에서는 발열 제어를 위한 냉각 기술 기반 HVAC 솔루션이 필수적이다. 초대형 냉동기인 칠러와 액체냉각솔루션(CDU) 등 첨단 기술이 요구된다. 중국은 이 분야에서 기술 격차가 크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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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지난 2월 북미 최대 공조 전시회 'AHR EXPO 2026' 부스에서 선보인 HVAC 솔루션

업계 관계자는 “B2B 산업 구조 특성상 수주를 위한 영업과 사후관리 역량도 중요하지만, 중국은 이 점에서 열세에 있다”며 “주요 지역 데이터센터나 대형 빌딩에서 중국 기업이 HVAC 솔루션을 수주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HVAC 시장 확대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HVAC 산업은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유럽연합(EU) 친환경 정책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히트펌프 냉난방 시스템 수요 증가에 힘입어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글로벌 HVAC 시장은 5249억달러(781조원)로 연평균 8.1% 성장, 2035년에는 1조2000억달러(1785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이는 중국에게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수요 기업이 특정 업체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공급선 분산을 시도할 경우 중국 업체가 시장에 진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기업은 차세대 HVAC 기술 선점과 B2B 인프라 확충으로 중국 추격을 따돌리고 선두 기업과 격차를 좁혀야 한다는 분석이다. 혹한지나 혹서지 환경에서도 최적의 효율을 내는 지역 특화형 HVAC 기술을 선제 개발하고, 설치와 유지보수 등 엔지니어링 네트워크를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교한 열 관리 기술과 현지 밀착형 엔지니어링 서비스 구축 등으로 HVAC 산업 경쟁력을 높여 중국에 추격을 허용하지 않는 초격차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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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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