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계약자 절반 이상이 계약체결 후 5년 내 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멀쩡한 보험을 해지시키고 새로운 보험에 가입시키는 부당승환 영업관행이 만연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기준 국내 보험사 5년차(61회차) 보험계약 유지율이 45.7%로 전년 동기 대비 0.6%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비자가 보험에 가입한 이후 5년이 지난 시점엔 고객 54.3%가 계약을 해지했다는 의미다.
2년차 보험계약 유지율은 73.8%로 전년(69.2%) 대비 4.6%p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여전히 해외 주요국 대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2년 시점 싱가포르 보험계약 유지율은 96.5% △일본은 90.9% △대만 90.0% △미국 89.4% 등으로 우리나라 대비 15%p 이상 높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들은 우리나라 보험가입자들이 보험을 해지하는 이유로 무리한 영업 관행을 꼽는다. 영업현장에서 실적을 올리기 위해 멀쩡한 보험을 해지시키고 새로운 보험으로 환승을 유도하는 행위가 만연하다는 관측이다.
실제 설계사를 통한 가입이 아닌 온라인 CM채널에선 5년차 보험계약유지율이 60.8%를 기록해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 반면 보험사 전속 채널과 보험대리점(GA) 채널 5년 시점 유지율은 각각 47.2%로, 온라인 채널 대비 현저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부 설계사들이 대면영업 과정에서 고객에게 승환계약을 유도한 데 따른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예컨대 가입자에게 새로운 보장을 제공하는 더 좋은 신상품이 나왔으니, 기존 보험을 해지하고 새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식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보험설계사 이직이 활발해지면서, 기존 직장에서 계약을 체결했던 고객을 새 직장 실적으로 연결시키려는 시도가 포착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도 금융소비자 경보 주의를 발령한 상태다.
금감원은 설계사 이직 후 실적을 달성하기 위해 기존 계약을 환승시키는 영업행위를 경계하고 있다. 부당승환은 가입자가 납입한 보험료보다 해지 시 환급금이 적게 지급되는 등 소비자 금전적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 또 기존 보험 가입 시점보다 상승한 나이 때문에 보험료가 상승할 개연이 크다는 설명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1200%룰 시행이 보험대리점(GA)까지 확대 시행될 예정이면서 최근 설계사를 미리 영입해 두려는 기조가 있다”며 “기존 고객들을 새 직장에서의 실적으로 이어가기 위한 영업행위에 대해 경각심이 요구되는 상황”이라 말했다.
한편 1200%룰은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초년도 수수료가 월 초회보험료의 12배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한 규제다. 기존엔 보험사에게만 1200%룰이 적용됐지만 오는 하반기부터는 GA까지 범위가 확대된다. 해당 1200%엔 설계사 이직 시 보험사 및 GA가 지급하는 정착지원금 등 스카우트 비용도 포함돼 7월부터는 고능률 설계사 영입이 상당 부분 제한될 전망이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