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웨이가 아프리카 통신 인프라 시장에서 세계 첫 저대역 매시브 MIMO 상용화에 성공했다. 미국, 유럽, 인도 등 주요 시장에서 통신장비 사업 제약이 커진 가운데, 4G 전환과 5G 초기 투자가 동시에 진행되는 아프리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최대 이동통신사 MTN 나이지리아와 화웨이는 최근 수도 아부자에 1㎓ 이하 저대역 주파수를 활용하는 매시브 MIMO 장비를 세계 최초로 상용 구축했다. 이 장비는 기존 장비보다 같은 주파수에서 더 많은 LTE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 됐다. 회사에 따르면, 실제 적용 결과 저대역 LTE 트래픽은 104% 늘었고, 이용자가 체감하는 다운로드 속도는 28% 개선됐다.
매시브 MIMO는 여러 개의 안테나를 활용해 통신망 용량과 주파수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그동안 주로 C밴드 등 중대역 5G망에서 활용됐다. 이번 구축을 통해 화웨이는 매시브 MIMO 적용 범위가 중대역을 넘어 1㎓ 이하 저대역까지 확장하는 유일한 기업이 됐다.
저대역 주파수는 전파가 멀리 도달하고 건물 안까지 잘 들어가는 장점이 있다. 농촌, 외곽 지역, 실내 음영 지역까지 넓게 커버할 수 있어 이동통신망의 기본망 역할을 한다. 반면 활용 가능한 주파수 폭이 제한돼 이용자가 몰리면 속도가 쉽게 떨어진다. 2G·3G 이용자가 4G로 빠르게 이동하는 신흥 시장에서는 저대역 LTE망 혼잡 해소가 통신 품질 개선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최대 인구 국가로, 모바일 동영상과 라이브 스트리밍, 모바일 결제 이용이 빠르게 늘고 있다. 데이터 사용량 증가에 비해 저대역 주파수 자원은 제한적이어서 LTE망 혼잡 부담이 커지고 있다. MTN 나이지리아와 화웨이는 이번 장비 도입으로 저대역 LTE망의 병목을 줄이고, 이용자에게 더 안정적인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화웨이는 이번 장비 도입을 통해 아프리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화웨이는 미국 제재 이후 북미 통신장비 시장에서 사실상 배제됐고, 유럽에서도 5G 장비 배제 압박을 받고 있다. 인도 역시 중국산 통신장비에 대한 보안 심사를 강화하면서 장비 공급 확대가 제한적인 상황이다. 스마트폰 사업도 구글 모바일 서비스와 첨단 반도체 조달 제약 여파로 글로벌 확장에 한계를 겪고 있다.
이에 화웨이는 아프리카, 중동, 중남미 등 신흥 통신 인프라 시장에서 사업 기회를 넓히고 있다. 아프리카는 4G 전환 수요와 5G 초기 구축 수요가 동시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 입장에서는 저대역 매시브 MIMO 같은 장비 기술을 실제 상용망에서 검증하고 확산할 수 있는 전략 거점인 셈이다.
화웨이는 이번 장비가 LTE 하향 용량을 기존 '4안테나 기술'(4T4R) 장비 대비 두 배 수준으로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5G NR로 진화할 경우 용량을 3.2배까지 늘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기존 2G·3G·4G 서비스를 유지하면서 단계적으로 5G로 넘어갈 방침이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