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대전환과 학령인구 급감에 대응해 5단계 두뇌한국21(BK21) 사업의 트랙 체계와 지원 구조를 전면 개편하는 방향이 공개돼 주목된다. 이번 방향은 4단계 사업의 기본 골격은 유지하되, 인재 양성과 지원 방식 전반을 재설계한다는게 주요 골자다.
두뇌한국21(BK21) 사업은 석·박사급 인재 양성 및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 육성을 목표로 학문후속세대를 양성하는 고등교육 지원 사업이다. 1999년 시작 후 단계별로 운영돼 현재 4단계 사업이 진행 중이며, 교육연구단 지원과 대학원 혁신 지원을 축으로 대학원 연구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춰왔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최근 두뇌한국21 사업 학술 토론회에서 5단계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교육연구단 트랙 개편이다. 4단계에서 운영해 온 '미래인재'와 '혁신인재'의 이분법 구조를 폐지하고, '기초인재·융합인재·AI인재' 3트랙 체계로 전환한다.
기초인재 트랙은 기초과학과 인문사회 등 시장 논리에 취약한 분야를 보호하는 역할을 맡고, 융합인재 트랙은 국가전략기술 18개 분야를 중심으로 학문·지역·기관 간 연합형 구성을 확대한다. 새롭게 신설되는 AI인재 트랙은 AI 자체 기술 고도화뿐 아니라 타 학문과의 결합(AI+X, X+AI)을 동시에 추진하는 구조다.
지원 단가 현실화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현재 석사 월 100만 원, 박사 월 160만 원, 박사후연구원 월 300만 원 수준인 장학금은 사실상 생계 보조에 그친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미국 국립과학재단(NSF)·국립보건원(NIH) 기준으로 박사과정생에게 월 420만~500만원, 신진연구원에게 650만~750만원을 지원하는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두드러진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번 5단계 사업 과정에서는 물가상승률과 등록금 인상률 등을 반영해 단가를 올리는 'Excellence 장학금' 개념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지원 주기도 달라진다. 4단계까지는 석·박사 중심의 지원에 머물렀으나, 5단계에서는 학사부터 박사후연구원까지 학문후속세대 전 주기를 아우르는 체계로 확장한다. 박사후연구원의 법적 지위를 명문화하는 제도 개선도 병행한다.
대학원혁신지원 사업도 구조가 바뀐다. 기존 28개교 일괄 지원 방식의 분절적 예산 집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2티어 블록펀딩 체계로 개편한다. 연구 성과 도출을 목표로 하는 고도화 트랙(10~15개교, 최대 연 100억 원)과 특정 학과·전공 중심의 특성화 트랙(15~20개교, 평균 연 25억 원)으로 나뉜다. 고도화 트랙은 예산 집행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각종 규제 특례를 부여하는 블록펀딩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번 개편 방향을 발표한 유재준 서울대 교수는 “학령인구 급감이라는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존 체계의 부분적 개선을 넘어 대학원 생태계 전반을 재설계하는 수준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은 향후 대학 및 학계 의견 수렴을 거쳐, 올해 말까지 5단계 두뇌한국21(BK21) 사업 기본계획 시안을 확정한다.
권미현 기자 mhkw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