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한국형 자발적 탄소시장 만든다…연말 거래소 신설

Photo Image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4월 27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국형 자발적 탄소시장 얼라이언스 출범식'에 참석,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기획예산처)

탄소 감축 실적을 사고파는 한국형 자발적 탄소시장이 연내 본격 조성된다. 정부는 전용 법률 제정과 한국거래소 내 거래시장 신설을 통해 분절된 탄소크레딧 시장을 통합하고, 중소기업·기후테크 기업의 감축 투자를 새로운 수익 모델로 연결한다.

기획예산처는 27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한국형 자발적 탄소시장 얼라이언스 출범식을 열고 한국형 자발적 탄소시장 조성 방향을 발표했다.

행사에는 박홍근 기획처 장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재원산업, 에스지이, 엘디카본, 카본에너지, NH투자증권, IBK기업은행 등이 참석했다.

자발적 탄소시장은 기업이 법적 감축 의무와 별개로 온실가스 감축 사업을 추진하고, 그 실적을 탄소크레딧으로 인증받아 거래하는 시장이다. 현행 배출권거래제(ETS)는 국가 온실가스의 약 71%를 포괄하지만 일정 규모 이상 배출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등 ETS 비규제 대상 기업의 감축 유인을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정부는 자발적 탄소시장 활성화를 위해 자발적 탄소시장법 제정을 추진한다. 법안에는 탄소크레딧 발행, 유통, 소각 전 과정을 관리하는 등록기관 체계가 담긴다. 감축사업자는 등록기관을 통해 감축실적을 승인·인증·발행받고, 거래와 소각 사실도 등록해야 효력이 인정된다. 등록기관은 감축실적 전 주기를 관리하는 등록부를 구축·운영한다.

그린워싱 방지를 위한 평가기관 제도도 마련한다. 평가기관은 감축실적 품질을 평가하고 추가성, 투명성, 영구성 등 국제사회가 제시한 무결성 원칙을 반영한 평가지표를 공개해야 한다. 거래소는 감축실적 상장 여부를 결정할 때 평가 결과를 고려한다.

아울러 정부는 올해 말 한국거래소 내 자발적 탄소시장 거래소를 신설한다. 한국거래소는 통합 등록부를 구축하고 등록기관과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연계한다. 거래와 소각이 발생하면 등록부에 실시간 반영할 수 있는 구조다. 감축실적은 품질 기준에 따라 유사 상품을 묶어 표준화하고, 상품군별 가격 형성을 추진한다.

해외 시장과의 연계도 추진한다. 정부는 해외 수요자의 국내 감축실적 구매를 허용하고 해외 등록기관이 발행한 감축실적의 국내 거래소 상장도 검토한다. 해외 주요 평가기관과 협업해 거래소 상장 감축실적의 국제 신뢰성을 높이고, 중장기적으로 국내 평가기관 육성 방안도 마련한다.

수요 기반 확대를 위해 민관 합동 자발적 탄소시장 얼라이언스도 출범했다. 대한상의가 사무국을 맡고 대기업, 금융기관, 기후테크 기업 등이 참여한다. 얼라이언스는 탄소크레딧 수요·공급을 연결하고, 등록·거래 관련 제도개선 과제를 발굴한다. 파리협정 6조, 국제항공 탄소상쇄·감축제도(CORSIA) 등 국제 탄소시장 동향도 모니터링한다.

박홍근 기획처 장관은 “기후위기는 세계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위협하는 중대한 도전 요인”이라며 “탄소 감축은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 시장이 아시아 탄소 허브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