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을 빼놓고 사회 변화를 이야기하기 어려운 가운데 우리나라 교육과정이 사회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보교육의 초·중·고 간 연계가 부족하고 초등 정보교육이 실과 시간에 진행돼 독립 교과로 자리 잡지 못하는 등 체계적 대응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17일 열린 '미래 세대를 위한 AI 교육 방향' 세미나에서는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상황 속에서 미래 세대 교육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교육계·학계·산업계 관계자들이 모여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신승기 서울교대 교수는 “중학교에서 정보교과를 배울 때 초등학교에서 학습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 간 차이가 크다”며 “AI가 사회변화를 주도하고 있지만 정보교육은 초등부터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초·중·고등이 단절돼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초등학교 정보교육은 5·6학년에 진행되는데 이는 독립된 교과가 아니라 실과 시간과 학교 자율시간 등을 통해 일부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학교장 판단과 행정적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안정적이고 일관된 교육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조정원 제주대 교수는 12학년을 아우르는 연계된 AI 교육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초등에서는 교과 독립을 검토하고, 중·고등학교에서는 시수 확대가 안정적으로 보장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태섭 바른초 교사는 “2022 개정 교육과정 당시 생성형 AI에 대한 고려는 없다”면서“학교 자율시간을 활용해 정보교육이 진행되니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부족해 현장은 항상 우왕좌왕하는데,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교육과정이 보다 탄력적으로 운영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알고리즘과 절차적 사고 등 문제 해결의 기초를 충분히 배우지 않은 상태에서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먼저 접하면 학생들이 혼란을 겪을 수 있다”며 “정보교육은 사회 변화 속도에 비해 교육과정 차원의 대응이 충분하지 않은 측면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AI 윤리 교육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현재 학생들의 생성형 AI 활용은 늘지만 이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활용하는 경험은 충분하지 않다는 우려다.
조정원 교수는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교육의 초점은 윤리적 접근에 맞춰질 필요가 있다”며 “지속적인 AI 교육을 위해서는 윤리 역량 함양이 중요하고, 이는 초중등 단계에서 기본 소양 교육으로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서초구의 한 학부모는 “AI 기술 자체보다 어떤 가치를 전달할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며 “아이들의 사고력을 저해할 수 있는 AI 부작용에 대한 고민과 함께 이를 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어떤 기술이든 교육의 목표와 방향에 대한 설명이 보다 명확히 안내 돼야한다”고 말했다.
김승환 한국컴퓨터교육학회 부회장은 “산업 문제 해결의 기반이 되는 것은 컴퓨팅 사고력에서 AI 리터러시는 앞으로 학생들이 갖춰야 할 기본 역량”이라며 기본 교육이 돼야할 것을 강조했다.
한편 이번 세미나는 교육부를 비롯해 성균 에듀테크연구소, 한국컴퓨터교육학회, 한국정보과학교육연합회 등이 공동 주최·주관했다.
김재현 한국컴퓨터교육학회장은 'AI 교육에 대한 국가·사회적 요구사항'을 주제로 발제를 맡아 관련 조사 결과를 공유했다.
김 회장은 “미국, 영국, 일본, 싱가포르 등 해외 주요 10개국은 국가 차원의 필수 교육과정을 제시하고 있으며, AI 시작 연령도 유치원부터 확대되는 추세다”라며 “AI 교육이 미래 사회 핵심 역량으로 자리 잡고 있는 만큼, 교육 체계 전반에서 기본 개념과 원리, 데이터 리터러시, 알고리즘 등 핵심 내용을 반영한 방향 재설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미현 기자 mhkwon@etnews.com



















